객석 점유율 96.2% 기대 ↑ 어느정도 초대권문화 탈피 편백나무숲 공연 호황이뤄 날씨-한옥마을 대책 미비

▲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기자회견'이 열린 1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김현표기자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소리 Big Party’란 주제로 펼쳐진 이번 축제는 총 160여회 공연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및 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졌다.

소리축제측에 의하면 올해 축제는 작년 30여만 명보다 줄어든 16여만 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공연을 축소한 탓이다.

야심차게 진행했던 야외공연장은 10일 기준 객석점유율 96.2%, 유료점유율 37.4%를 기록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소리축제측의 설명이다.

 

△만원의 행복

올해 소리축제가 첫 시도한 프로그램은 단돈 만원으로 대규모 야외공연을 접할 수 있는 ‘만원의 행복’이다.

기존 초대권을 남발해 일반 시민의 관람기회를 줄이는 구태에서 벗어나고자 진행됐다.

올바른 관람과 축제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관람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만원의 행복’은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매 공연이 1만원이란 파격적 가격으로 가동됐다.

실제 공연장은 비가 내린 10일을 제외하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초대권 문화에서 벗어나고자 축제측의 제안이 일정 부분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유료관객 점유율을 보면 9일 진행된 K포크 빅파티만 50%를 넘겼을 뿐 7일 개막공연 32.8%, 8일 별빛콘서트 34,6%, 10일 월드뮤직 빅파티 31%에 멈춰 초대권문화 탈피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올해 개막작은?

실내에서 진행됐던 개막작이 올해는 야외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축제 주제가 ‘빅 파티’인 만큼 야외공연장에서 커다란 파티를 선보이고 싶다는 소리축제 측의 의도다.

개막작엔 안숙선, 조통달, 김일구, 김영자 명창 등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창 및 명인 140여명이 대거 출연해 판소리 흥보가를 주제로 뜨거운 카니발 현장을 선보였다.

출연자들은 각자 연륜을 막론하고 자신의 순서에 맞게 재담 넘치는 무대를 소화했고,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즉흥동작도 선보이며 축제 서막을 알렸다.

전북대 학생들을 비롯해 작년 개막작 출연진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까지 가세하며 축제의 흥을 더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한 자리에서 명창들의 소리를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고, 축제는 곧 카니발이며 파티라는 등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도 제기됐다.

기존 소리축제는 개막작을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별개의 작품으로 마련해 왔다.

작품이란 개념에서 접근하면 올해 개막작은 완성도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수많은 명창들이 참여했지만 이들의 소리는 각각 5분~10분에 지나지 않았다.

명창의 소리를 진정성 있게 듣길 원했던 관객들에겐 아쉬운 대목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야외공연의 확대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과 맞물린 야외공연의 확대는 기존 방치했던 야외공연장에 대한 새로운 임무 부여다.

야외공연은 소리전당 야외공연장, 놀이마당 그리고 인근 편백나무 숲에서 진행됐다.

특히 개막작을 야외공연장으로 옮겨 소통의 공간을 확장하고 방치된 공연장을 활용해 더 많은 시민들과 소리전당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실제 야외공연장을 비롯해 놀이마당 등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관람했고, 특히 올해 첫 시도된 편백나무 숲은 소리축제로선 뜻밖의 수확이란 평이 나올 정도로 호황을 이뤘다.

하지만 야외공연의 확장에 대한 부작용은 해소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야외공연장의 경우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 특성상 공연에 무리가 없었지만 놀이마당의 경우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소리전당 중심에 위치한 놀이마당에선 하루 4차례 이상 공연이 진행됐다.

하지만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되다보니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제대로 된 음악 감상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날씨에 대한 대책도 미비했다.

야외공연 특성상 우천시 보완대책이 있어야 하지만 ‘비가 많이 오면 공연을 안한다’는 게 소리축제측이 가진 대책의 전부였다.

실제 10일엔 축제장엔 많은 비가 내렸고, 특별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만 연출했다.

다행히 비가 그치며 공연은 진행됐지만 다시 비가 내리면서 많은 수의 관객들이 자리를 이탈했다.

예를 들어 야심차게 마련한 야외공연장의 경우,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해 모악당을 비워놓는 운영의 묘미가 필요한 지적이다.

 

△한옥마을은?

기존 한옥마을에서 진행됐던 공연이 대폭 축소된 채 대거 소리전당으로 이동했다.

축제 주 무대를 소리전당으로 정하고 소리전당에 전념하겠다는 의도다.

한옥마을의 확장여부는 올해 초부터 깊게 고민했던 문제다.

넘치는 관광객으로 한옥마을 공연은 오히려 축제가 산만해지고 또 더 이상 한옥마을에서 대규모 공연은 안된다는 전주시 입장도 고려됐다.

올해는 완전 철수 대신 일부 공연만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옥마을에서는 여명카메라박물관, 전통문화연수원, 향교 문화관 등에서 마스터 클래스, 판소리 완창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소규모 행사만 진행되다 보니 소리축제 효과를 거두기엔 미미했고, 일부 공연장엔 관계자들만 자리를 지키는 현상도 벌어졌다.

더 이상 한옥마을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소리축제측도 이같은 현상에 공감했다.

박재천 위원장은 “올해 축제 평가데이터가 나와봐야 하지만 축제를 이원화 할 필요는 없다.

내년에는 소리전당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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