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수 전북도청 경제산업국장

탄소는 자동차, 조선, 항공,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의 많은 분야와 등산도구, 휴대폰 케이스, 전자제품 등 생활소비재 분야의 전후방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융복합 소재로 활용된다.

특히 항공 산업 등에 쓰일 때는 200배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재여서“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월초에 개최한 제10회 국제탄소페스티벌에서 탄소산업 선진국인 프랑스 JEC그룹의‘프레드릭 뮈텔’회장, 독일의 CFK밸리‘구나 메르츠’ 회장과 MAI카본밸리‘클라우스 드렉슬러’회장 등 세계적 석학들도 이구동성으로 현재의 세계 탄소 시장은 비록 작고 열악하지만 머지않은 장래에는 그 성장 가능성이 다이나믹하다고 설파한 점은 탄소산업의 무한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탄소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으며, 특히 지난 2013년에는 세계 세번째로 고강도탄소섬유 개발 및 생산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2천억 원 규모의 탄소밸리 구축사업을 정부정책에 반영하여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탄소산업의 씨앗을 뿌리고 정부에 탄소산업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왔다.

그 결과 탄소산업이라는 신 산업분야의 개척자란 이름도 얻게 되었다.

산업 트렌드의 변화와 탄소기술 개발을 통해서 돈이 되는 효자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탄소산업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은 5천억 원 규모의 탄소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조성사업을 추진계획이고, 울산은 독일의 프라운호퍼 탄소전문 연구소를 유치하였으며, 최근 전남에서는 고부가가치 탄소소재의 원료인 프리미엄 침상코크스를 국내최초로 생산하는 등 여러 자치단체가 본격적인 탄소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서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탄소산업은 전북에서 씨를 뿌리고 선점해왔지만, 앞으로는 경쟁구도가 치열해지고 후발주자인 여타 지역과의 헤게모니 싸움이 가열화 될 전망이다.

그래서 우리 전북이 탄소산업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탄소기업에 대한 투자지원을 여타 기업에 우선하여 우대하고, 전국 최초의 탄소산업 육성 조례를 만드는 등 타 지역보다 전향적이고 좋은 지원 조건을 내세워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는 이러한 절박한 이유에서 이다.

최근 우리 전북의 탄소산업 여건을 보면 그동안의 기반을 바탕으로 타 지역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실하게 선점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효성이 세계 3번째로 T700급 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하여 연간 2천톤씩 생산하는데 성공하였고, 지난해 11월에는 대통령께서 우리 전북을 방문하여“탄소중심의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지역“으로 선언하기도 하였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도(道) 단위에서는 최초로 ‘전북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되어 탄소산업 육성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탄소산업의 성장 속도를 앞당기고 성공적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있는데, 성능이나 다양한 쓰임새에 비해 고가인 탄소소재, 고비용 제조공정 문제 및 탄소제품을 인증할 시스템 구축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한 R&D와 시장개척을 위한 기업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우리도에서는 범용의 탄소섬유 가격을 낮추면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R&D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확대해오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탄소시장을 확대하고 우리나라의 탄소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내년부터는 5천억원 규모의 2단계‘메가 탄소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또한 우주ㆍ항공 분야에 사용되는 초고강도 탄소섬유 및 복합재 개발 사업 등 탄소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핵심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반도체 소재)이 지난 100년동안의 산업을 주도해 왔다면, 앞으로 100년은 탄소소재가 주도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중심에 우리 전북이 있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탄소산업이 아직은 초기 단계로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세계적 석학들이 주장했듯이 성장가능성이 엄청나게 큰 만큼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탄소 특화밸리 조성’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염일방일(拈一放一)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옛날에 ‘어린이가 장독에 빠져 위험에 처해있는데 어린이를 구하진 않고 단지값, 물값, 책임소재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어린이 생명이 위태해지자 장독을 깨고 생명을 구했다’는 말이다.

성공은 또다른 성공을 낳는다.

즉 귀한 것을 얻으려면 주저함 없는 선택과 집중의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선현의 지혜를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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