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쿡방 전성시대 맞아 셰프배출 한식조리학교 주목 전주 비빔밥축제 등 다채 셰프-시민교육 두토끼몰이 비빔밥축제 요리향연 기대

▲ 국내 최초의 한식조리학교인 국제한식조리학교를 통해 솜씨좋은 셰프들이 기술을 공유하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정혜정 국제한식조리학교장./김현표기자

전국이 ‘식(食)’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TV를 켜면 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먹거나 만드는 방송이 대세다.
쿡방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먹방, 쿡방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덩달아 요리하는 ‘쉐프’도 가장 ‘핫’한 직업으로 뜨고 있다.
요리사 열풍 시대가 찾아 온 것이다.
전주에도 글로벌 한식 전문셰프를 양성하는 ‘국제 한식 조리학교’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전북도, 전주시, 전주대 등이 120억 원을 공동 투자해 국제한식조리학교를 출범시켰고, 한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스타 셰프를 육성한다.
해마다 한식조리사를 배출해내며, 음식 한류의 거점으로 자리도 잡아가고 있다.
음식의 세계화가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요즘, 국제한식조리학교 정혜정교장을 만나 맛의 고장 전주와 우리 한식에 대한 생각, 전북 음식 세계화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전북이 고향이세요? 전북사람들은 음식에 대한 유전자가 대체적으로 우월해요. 어려서부터 맛있는 음식만 먹고 자라서인지, 미각이나 손맛이 남다르시더라고요.”

지난 21일 전주대학교 본관 4층에 있는 국제한식조리학교장 사무실에서 만난 정혜정국제한식조리학교장은전북의음식과지역민들의손맛을극찬했다.

전북은 오랜 시간 축척 된 음식문화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으로, 한식글로벌화를 주도할 핵심지역이라고도 확신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혁신도시로 이전하고, 전주시가 유네스코 지정 음식창의도시 선정된 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이 전북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국제한식조리학교장 제의를 수락했던 이유도 전북 곳곳에 널려있는 음식 인프라 구슬을 잘 엮어 보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전주는 축제도 비빔밥축제와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 등 음식관련 축제가 있는데요,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육성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략이 필요한데요. 비즈니스 축제도 중요하지만, 세계 각국 요리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자신들의 음식을 공개하고 자랑할 수 있는 장을 깔아줘야 합니다.

다양한 식재료와 각기 다른 조리법 등을 재연하며 요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안목을 길러주는 일. 그게 정말 중요합니다.

”실제 세계 음식관련, 축제들은 기본재료를 사고파는 비즈니스 개념이 아닌, 세계 요리대회를 방불케 한다고 한다.

셰프들이 각자 식재료를 활용한 자국의 음식을 선보이고, 행사를 주관하는 도시의 레시피도 공유함으로써 그 도시 식재료의 청정이미지도 간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전북의 음식축제들도 발빠르게 이 같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식에 대한 시각이나 한식 셰프가 예전에 비해 늘어난 것은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식 셰프라고 할 만한 사람을 찾기는 힘든 것이 사실인데요. 국제한식조리학교는 국제적 감각의 한식 스타 셰프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한식조리학교입니다.

타 시도 요리업계에서는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솜씨 좋은 전북 지역민들도 우리 기관을 활용해 한식 셰프들의 기술들을 공유하는 디딤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단순히 전문 세프만 양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민 속으로 함께 들어가 부대끼기 위해 시민교육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시도를 전주 비빔밥축제를 선택했다.

전북의 미식문화 전파를 목적으로 해마다 학교 내에서 추진해 왔던 ‘전주 고메(Jeonju Gourmet)전’을 올해는 전주비빔밥 축제 속에 한 프로그램으로 포함시켜 축제 안에서 행사를 추진한다.

불어에서 ‘미식’, ‘미식가’를 뜻하는 고메전은 올해 각 분야의 음식 전문가들이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주의 음식문화를 조리시연 하는가 하면 음식과 관련한 토크쇼도 진행한다.

현장을 방문한 참가자들에게 전주의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체험과 시식 기회도 주어진다.

행사기간 저녁마다 스타세프와 ‘갈라 디너(Gala Dinner)’도 진행한다.

단순히 전시만 하던 축제 틀에서 벗어나, 부담 없는 가격과 요리시연을 눈과 입으로 즐기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계획한 것이다.

“국제한식조리학교 본래 역할은 브랜드 셰프를 양성하고 이들이 우리 고유의 식자재를 이용해 신 메뉴를 만들고 스토리를 이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개원 4년 차에 들어선 만큼 시민교육에도 주력할 생각입니다.

전북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음식의 기본을 체계적으로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여러 고민 끝에 비빔밥축제 참여를 결정 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민과 함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정 교장은 특히 전북의 발효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건강식이 뜨는 추세인데다 전북은 고추장, 된장은 물론이거니와 젓갈·장아찌 등 자연식 저장방법이 오랜 세월 어머니와 그 위에 또 다른 어머니들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식 전문셰프 교육생들이 가장 열광하는 과목도 발효음식이라고 한다.

발효음식을 만드는 날이면 새벽 6시부터 나와 밤 11시까지 재료에서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들이 높다.

숙성과 발효를 거쳐 깊은 맛을 내는 오묘한 진리에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것이다.

정 교장은 전북이 발효음식의 정체성이 강하기 곳이기 때문에 이를 발판으로 한 음식도시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식은 모두가 알다시피 자연친화적이고 건강 지향적인 음식입니다.

또 그런 철학을 담고 있고요. 한국 음식은 발효 음식이 특히나 많죠. 김치는 말할 것도 없이 장류 젓갈 그런 것들 대부분이 발효 음식이죠. 발효라는 것 자체가 시간의 도움으로 자연에서 얻게 되는, 영양을 높이는 방식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전북은 발효에 대한 조리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그것을 널리 공유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북음식 역사에 대한 DB는 현재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다가는 우리 세대에서 구전으로만 전달되다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전북음식을 세계에 알리려면 우리 뿌리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도내 종가집 어르신들의 비법과 전북음식 역사, 이를 바탕으로 한 신 재품 개발 등이 전북 한식을 발전시키는 대안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 교장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인터뷰 내내 많은 아이디어로 한식의 세계화를 시원시원하게 풀어내던 그는 “당연히 전북이 가장 잘하는 것 한식을 바탕으로 세계무대를 활약할 스타셰프 양성과 시민교육이지요(웃음). 전북도민 모두가 국제한식조리학교를 알아보는 그날까지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많이 애정 부탁드려요.” /박정미기자jungmi@ 국제한식조리학교는? 전주에 한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스타 셰프 양성기관이 2011년 설립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전북도, 전주시, 전주대 등이 120억원을 공동 투자해 국제한식조리학교를 출범시켰다.

이 학교는 세계적인 한식 조리사를 양성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식 전문 교육기관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대 본관 4·5층에 자리잡았다.

국제한식조리학교는 최고 시설과 쟁쟁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수준 높은 교육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수 정예의 조리사를 배출한다.

교육시설은 국제 수준이다.

극장식 이론 강의실, 소강당, 한식·중식·일식을 조리할 수 있는 최신식 실습실, 제과·제빵 실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음식점과 같은 주방을 꾸며놓은 현장 실습실도 있다.

실습 레스토랑에서 교수진과 학생들이 만든 요리를 매일 제공하며 고객들의 반응을 연구하고 실전과 다름없는 훈련을 한다.

메뉴 개발, 조리, 고객서비스 등을 직접 기획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기른다.

이 학교는 정규 과정과 단기 과정으로 나뉜다.

정규 과정은 서민 한식에서 국빈 만찬까지 최고 수준의 조리사 양성 과정이다.

매년 3, 9월에 학생을 선발한다.

2년 정규 과정은 이 학교가 자랑하는 해외 파견 한식조리사 양성 코스다.

단기 과정은 외국인 대상 한식 체험 프로그램, 한식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 기회 확대에 주력한다.

이 밖에 해외 한식 강좌도 한다.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 등 한식의 세계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입학생들은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현재 외식업에 종사하는 주방장, 외식업 경영주, 직업 전환과 창업 희망자, 해외 한식당 경영주 등 경력도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미국 스탠톤대학교와 한식조리학과를 개설하기로 하고 신입생 40명을 받아 2016년 3월부터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스탠톤대학교 한식조리학과에서는 한국의 전통 식문화, 한식의 이해와 조리법, 음식 재료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또 퓨전 한식과 외식사업 경영의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교내에 오픈할 예정이다.

전주국제한식조리학교는 한식 분야에서 20~30년간 근무한 조리명장을 스탠톤대학교에 강사로 파견할 계획이다.

교육은 철저하게 개인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다른 기관들은 1인분의 식재료로 2~4명이 조별 실습을 하지만 이 학교는 학생 1명이 1인분의 식재료로 실습한다.

조리대도 1인당 1개씩 배정된다.

이 때문에 실습시간이 일반 대학 조리학과보다 1.5~2배 길다.

또 조리 항목별 역량 평가제를 도입해 학생 개인별 수준을 세세하게 진단하고 직업의식 강화에 주력한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소양을 바탕으로 음식에 우리 문화를 풀어낼 수 있도록 문화 관련 교육도 병행한다.

학생들이 식재료 본연의 특징을 체험하도록 캠퍼스 내 텃밭에서 배추, 무 등 식재료를 재배하는 훈련도 한다.

발효실과 장독대도 설치해 고추장, 된장, 간장을 직접 담그는 교육도 한다.

방학 중에는 롯데호텔을 비롯한 특급호텔과 샘표식품, 유명 레스토랑, 해외 한식당 등을 방문해 산학실습을 한다.

재외공관 주관 한식행사 참가, 해외 조리학교 방문 등 해외 연수 기회도 준다.

한식강좌 담당 교수 양성과정 교육과 지구촌 한국의 맛 콘테스트를 실시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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