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걸 (재)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현재의 동력이며 국가 미래의 생존 자산인 청년들이 아프다.

그리고 청년들을 생각하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2015년 상반기에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청년들의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0년 이후 최고치인 10.2%이다.

언 듯 보면 열 명 중 아홉 명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주고용노동지청의 자료에 의하면 올 해 1분기 현재 전북지역 청년실업률이 5.4%로 낮은 수준이지만, 취업자도 아니고 실업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62.6%를 기록하고 있어 10명 중에 여섯 명 이상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은 우리사회의 척추이다.

그런데 자꾸만 척추가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 불행한 것은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용절벽의 끝에서 그들은 신음하고 있다.

삼포, 오포, 칠포를 넘어 삶포(삶 자체의 포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그들을 뒤덮고 있다.

그렇다면 문화예술분야는 어떨까? 인구고령화 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현장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관련된 일자리는 같은 숫자를 반복하고 있어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캔버스를 채색해야할 손은 사무실로, 피아노를 연주하던 손은 편의점으로, 무대 위에서 연기하던 몸은 삶의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고용절벽은 문화절벽으로 이어졌고 청년들은 더 이상을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상상절벽으로 내몰렸다.

최근 몇 년 사이 창조경제혁신센터, 무한상상실, 콘텐츠코리아랩 등 창조적인 인재를 지원하고 양성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최근엔 청년희망펀드가 조성되어 청년들의 취업활동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문화예술 관련 청년과 관련해서는 높은 수준에서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간혹 청년들이 무기력하며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없다고 기성세대는 이야기 하지만 그들에게는 입구도 출구도 막혀있는 상태다.

한 청년은 이렇게 말한다.

“청년들이 쉬고, 놀고, 꿈꿀 수 있는 정서적, 물리적 공간이 없다.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열정을 표출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일까? 몇 년 사이 청년들이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보따리단, 청년기획사, 청년연주단, 한복데이, 우주바보축제 등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

또한 일부이긴 하지만 문화예술 단체에 소속된 청년들도 모임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는다.

그들이 대체로 문화기획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창작 분야는 여전히 취약하다.

분야별로 흩어져 분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논의구조와 실험의 장이 필요하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하고 그 해결책을 지원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창업지원, 경진대회 등과 같이 개별적•미시적 사업이 아닌 지역 청년위원회 혹은 전주청년문화청과 같은 통합적•거시적 정책과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덧붙여 제안 하자면 청년프로젝트랩을 운영하고 상시 멘토와 지원이 가능한 체제도 고민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상상절벽을 절실함의 기회로 삼아 문화절벽에서 탈피하고 고용절벽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꿈꾸지 못하면 그것의 달성을 떠나 가능성 자체가 결핍됨으로 꿈을 보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청년들 또한 터널을 지날 때 그 깜깜함의 끝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실 움직임 자체가 빛으로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노력과 입체적인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대목이다.

씨앗에 물을 주면 싹이 나고, 또 물을 주면 줄기와 잎이 나오고, 또 물을 주면 꽃이 피면서 열매를 맺게 된다.

청년들은 씨앗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모두가 청년들이 가는 길에 응원은 물론 꽃잎이라도 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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