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순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반복되는 원자력발전소 고장 등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건립 반대여론의 확산, 밀양 송전탑 및 수도권 화력발전소 건설 갈등 등 에너지를 둘러싼 문제들로 우리 사회가 시름하고 있다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반복되는 원자력발전소 고장 등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건립 반대여론의 확산, 밀양 송전탑 및 수도권 화력발전소 건설 갈등 등 에너지를 둘러싼 문제들로 우리 사회가 시름하고 있다.

특히, 발전소 건설에 있어서는 발전소의 입지와 공사수주를 둘러싼 이해관계의 충돌, 심지어 환경보호와 원전반대 등 이념적‧정치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갈등이 우리 사회의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나아가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관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대도시가 급증하는 에너지소비에 걸맞은 발전소 건설과 폐기물처리 등 혐오시설을 수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관련 시설들의 냉각수 활용 등 입지조건이나 안전을 고려할 때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해당 시설을 설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으로 말미암아 에너지수요증가에 따른 편익(Benefit)은 대도시가 누리고 비용(Cost)은 다른 지역에서 부담하게 되는 ‘비용-편익 간 절연(Disjunction)’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 다수가 만드는 ‘명분’과 ‘민주주의적 결정’은 어느 정도 선까지 허용되어야 하는 지, 희생되는 지역주민들의 눈물은 어떻게 값을 매기고 보상해야 할지 등 에너지사용을 위한 치러야 할 대가는 매우 크다.

에너지문제와 관련하여 서울특별시는 에너지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책임도시로 전환하여 에너지서비스를 누리는 시민이 자원을 공유하고 타 지역과 협력을 통한 상생, 그리고 열린 에너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원전하나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에너지 절약과 이용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원전 한 기가 생산하는 석유 200만 톤의 에너지를 대체하자는 ‘아름다운’ 노력은 에너지‧기후변화 시대에 있어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런 서울특별시의 에너지효율 향상 캠페인처럼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각국 정부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업무로써 에너지효율 향상을 권고하고 있다.

일찍이 미국의 오바마 정부의 ‘제5의 에너지’, 대한민국의 이명박 정부의 ‘제3의 에너지’로 이야기할 만큼 에너지절약‧효율 향상은 사실상 가장 큰 에너지원이나 다름이 없다.

11개 IEA회원국의 에너지 소비를 살펴보면 효율 향상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20%로 제한되었으며, 만약 효율 향상이 없었다면 에너지의 증가율은 93%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급비중으로 살펴본다면 에너지절약은 전기 및 천연가스(22EJ), 석유공급(43EJ) 보다도 더 높은 63EJ(EJ : 엑사줄이라 하며, 엑사는 10의 18승 단위이며 줄은 에너지와 일의 국제단위)정도로 추정되며, 사실상 ‘제1의 에너지’와 다름없다.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도 2030년까지 IEA 신정책 시나리오 목표를 달성하는데 에너지효율 향상이 52%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효율 향상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기기·설비 에너지 효율향상 정책으로 에너지라벨링제도(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증제도·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등 효율 관리 3대 프로그램)운영하고 있다.

1992년부터 시작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도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보급률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1~5등급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라벨을 부착도록 하고 최저소비효율 기준 미달제품에 대한 생산·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로서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대한민국의 에너지라벨링제도는 IEA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제도로서 특히 에어컨의 에너지효율(EER)의 경우 대한민국을 선두로 캐나다, 유럽, 호주 순으로 평가받고 있다.

GDP의 대외의존도가 103%인 상황에서 2013년 대한민국 에너지수입의 해외의존도는 95.7%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는 3대 주요수출품목인 선박, 반도체, 자동차의 수출액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국가전체 수입의 34.7%를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에너지효율향상은 단순히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닌 에너지‧기후변화 시대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1등급의 노력’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 박관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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