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옥 이리여고 교사

‘꽃은 열흘 가지 않고, 인생이 백 년 가지 않는데 아름다운 춤가락과 춤사위는 천 년을 이어온다’ 무대에 작품을 올려 공연을 한다는 것은 무용수들이 수개월의 연습과 많은 스태프들이 힘을 모아 진행하는 힘든 작업이다.

한국 전통춤의 맥을 이어가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공연을 보여주는 한무용단 이한녀 대표의 이번 공연은 이런 면에서 의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내의 대학 무용과가 통폐합되며 무용계의 위기 상황인 즈음에 제자들을 가르치고, 평생교육원에서 일반인들에게 한국 춤을 전수하며 전통춤의 부흥을 위해 불철주야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8년 전무후무(前舞後樂), 2009년 전무후무Ⅱ(前舞後樂Ⅱ), 2013년 오색무악Ⅰ(五色舞樂Ⅰ), 2014년 오색무악Ⅱ(五色舞樂Ⅱ), 2015년 화무일일홍(華舞日日紅)으로 한국춤에 풍성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부여하며 만든 다섯 개의 연작시리즈는 이한녀 대표의 상징적인 장르가 되어버렸다.

전통춤의 품격 있는 정중동의 미와 민속춤에서의 적절한 한의 표현, 그리고 풍성한 악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흥이 있는 춤, 이것은 또한 한국춤을 이해하고 흥미를 갖도록 하는 관객에 대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비가 촉촉이 내린 가운데 진행된 이번 공연 화무일일홍(華舞日日紅)은 네 개의 옴니버스형식으로 구성하였으며 첫 번째 궁중지무(宮中之舞)는 정재의 정중동에 궁중 여인들의 아름다움을 춘앵전에 담아냈다.

두 번째 화접지무 (花蝶之舞)는 조선시대 한량들의 해악과 춤을, 그리고 해어화로 피어나는 예기(藝妓)들의 애잔하며 화사한 입춤로 펼쳤다.

세 번째 민초지무 (民草之舞)는 민초들의 희노애락을 춤에 담아 표현한 살풀이춤과 아름다운 꽃춤을 선보였으며, 네 번째 탕평지무 (蕩平之舞) 는 상하도 전후좌우 구분 없이 조화로운 어울림으로 이어지며 풍성한 악기와 함께 장고춤과 소고춤이 독무와 군무를 번갈아가며 흥을 돋우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르예술단의 문근성 대표와 한무용단의 이한녀 대표와 그의 제자들이 출연하여 돈독한 사제 간의 정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영상과 함께한 한국춤을 새롭게 선보이며 반향을 일으켰던 이 대표는 해마다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노력해왔다.

음악 역시 미리 녹음한 것을 사용하지 않고 실제 공연현장에서 무대에 함께하며 현장감 넘치는 연주를 보여줬다.

무대 제작상 라이브 연주는 제작비 상승에 큰 원인으로 작용해 꺼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무용단의 과감한 투자는 이 시대 무용공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공연 평가도 최고점을 받으며 인정을 받았다.

이렇듯 한국 전통춤의 맥을 이어가며 노력하는 중견 무용인이 있는 한 전북 무용의 발전과 화려한 부흥은 기대하여도 좋을듯하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멋진 공연 보여준 한무용단과 이한녀 대표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리여고 배 경옥 교사(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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