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에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 총장 일행이 어떤 경로로 북한에 들어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유엔 사무총장은 별도의 전용기가 없기 때문에 반 총장은 통상 방문국이 제공하는 특별기나 일반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컨대 반 총장은 한국 방문시 주로 대한항공 특별기편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국적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유엔 본부가 위치한 뉴욕까지 특별기를 보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고려항공은 보유 기종 노후화 등을 이유로 2006년부터 유럽연합(EU)의 역내 취항금지 항공사 명단에 오르는 등 대륙간 노선을 운영할 능력을 의심받아 왔다.

이에 2010년 러시아 신형 여객기인 Tu-204 두 기를 도입했고, EU는 2010년부터 해당 여객기 두 기에 한해 취항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북한∼유럽 노선 재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따라서 미국까지의 특별기 운용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지만, 미국 정부의 사전 양해가 필요하다.     

국내 항공계 관계자는 "어차피 부정기편이라서 운항 자체는 가능하지만 미국 등 관련국과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점과 안전상 우려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반 총장이 주변국을 경유해 평양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이 경우 반 총장 일행은 중국 베이징이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행 고려항공편으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볼 때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북 무산 당시처럼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경의선 육로로 방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은 교류협력법상 외국에 소재하는 외국법인에 취업해 업무수행을 하시는 분으로 재외국민에 해당된다"면서 "재외국민이 북한을 왕래할 경우 통일부 장관이나 재외공관장에게 신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출발 3일전, 또는 귀환 후 10일 이내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신고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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