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종합건강검진 받아야 하나…실효성 논란
고가의 종합건강검진 받아야 하나…실효성 논란
  • 전북중앙
  • 승인 2015.11.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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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전용 병실에서 전담 의료인이 일대일 케어를 제공하는 고객 중심의 맞춤 건강검진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정밀건강검진은 물론 질환이나 불편증상을 놓고 전문 의료진과 충분한 대면 진료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형병원이 파는 최고급 종합건강검진 상품의 하나다.

전문가 예진, 대소변 검사, 정밀혈액검사 등 기본검사뿐 아니라 뇌혈관•폐•심장•소화기•암•골대사•치과•전립선•유방촬영 등 각종 검사로 검진자의 몸을 샅샅이 진단해준다.

입원하고 퇴원할 때는 일대일 에스코트에다 리무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렇다 보니 검사비용은 만만찮다.

검사항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지만, 1박2일 코스가 최소 450만원에서 최고 650만원에 달한다.

이런 고가의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이 병원뿐 아니라 가톨릭 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빅5'로 불리는 5개 상급 종합병원이 팔고 있다.

이처럼 비싼 돈을 주고 대형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합검진에 회의적인 의료계 인사들은 검진항목은 많지만, 정작 필요한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특히 조기 진단을 통해 질병을 예방한다는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한다.

갑상선암 과다진단 논란에서 드러나듯 특정 검사가 필요없는 일반인을 무차별적으로 검사하면서 과잉진단으로 정상인을 환자로 만들어 공연한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과잉진단-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이란 책을 번역한 원자력병원 홍영준 교수에 따르면 증상이 없더라도 엑스레이로 유방촬영을 하기만 하면, 미세한 유방암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갑상선암 역시 바늘을 이용해 세포 흡인검사만 하면 나타난다.

가슴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으면 신장에서 혹을 우연히 찾을 수 있다.

검진과정에서 과잉진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진단행위들이다.

홍 교수는 "의료인은 과잉진단으로 말미암아 환자가 겪을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설명해줘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모든 조기 진단은 유익하다'는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다사랑병원 최명기 원장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내 몸은 내가 지킨다'란 책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기보다는 평소 자주 다니는 병의원의 주치의에게 정기적으로 진찰받고 꼭 필요한 검사를 집중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종합건강검진은 특정한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목적으로 하지 않고 무조건 시행하는 검사이기에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비싸다.

여기에다 불필요할 정도로 피검사가 잔뜩 들어 있고 정작 꼭 필요한 검사항목은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종합검진에 들어 있는 피검사와 소변검사는 내과 의사에게 가서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얘기하고 검사하고 싶다고 하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또 주치의에게 말하면 심전도, 혈당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도 보험적용을 받고 검사받을 수 있다.

속이 쓰리고, 불규칙한 배변으로 힘들며, 가슴의 멍울이 느껴지며, 생리가 불규칙해지는 증상을 느낄 때도 마찬가지다.

비싼 비용을 써가며 위내시경•대장내시경•유방암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주치의에게 이런 증상들을 호소하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서 검사할 수 있다.

최 원장은 건강이 걱정되면 고가의 건강검진을 받기에 앞서 술과 담배부터 끊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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