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비석-무덤 만들어 인격화 김개인 의견상 복원 상징 각인 지역 자긍심 콘텐츠 자리매김

▲ 1955년 임실군은 김개인의 생가 부지를 확보하고 2002년 생가 복원 및 2013년 김개인과 의견상을 복원해 인간과 동물의 휴머니즘을 각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흔히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개보다 못한’이라 칭한다.

잔머리를 굴리고 비열한 행태보단 순종하고 의리를 지키는 개의 모습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사람보다 나은’ 개도 있다.

임실군 오수면엔 인간에게 교훈을 줄 개 이야기가 전해진다.

의리가 강한 개라 해 의견이라 칭하며 비석과 무덤까지 만들면서 인격화하고 있다.

의견에 관한 이야기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주인인 김개인이 장에 갔다 오는 길에 술에 취해 풀밭에서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불이 나자 개가 냇물에 몸을 적셔 불을 끄고 자신은 지쳐 죽었다는 이야기다.

잠에서 깬 주인은 개의 무덤과 비석을 만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후인들은 지금도 그 개를 칭송하고 있다.

무덤주변에 주인이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았는데 나중에 이 지팡이에서 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 큰 나무가 됐다.

이때부터 마을 이름을 개 오(獒)자와 나무 수(樹)자를 써 오수라 부르게 됐다.

이러한 오수의견 이야기는 여러 문헌에 실려 있는데 고려시대 최자(崔滋)가 지은 보한집(補閑集)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일종의 보은설화인데, 의견이야기는 오랜 시간 임실의 문화적 상징으로 인식돼 왔고,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부여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55년 임실군은 김개인의 생가 부지를 확보하고 2002년 생가 복원 및 2013년 김개인과 의견상을 복원해 인간과 동물의 휴머니즘을 각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해마다 오수의견문화제를 진행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으며, 오수의견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반려견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수의 이런 움직임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문화콘텐츠로서 향후 관련 산업까지 나아갈 수 있는 발판마련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오수군엔 상당히 큰 규모의 애견놀이터가 조성돼 있고 애견훈련장을 통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의견 이야기는 임실군 오수면 외에도 강원 원주시 호저면, 함경도 북청군, 경남 창녕군 미방면, 창녕군 부곡면, 광주광역시 양림동 등 전국 22곳에서 널리 분포돼 있다.

내용은 약간씩은 다르지만 전국적 분포도를 볼 때 설화로만 한정짓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 임실군 오수면에는 의리가 강한 개라 해 의견이라 칭하며 비석과 무덤까지 만들면서 인격화하고 있다. 나아가 해마다 오수의견문화제를 진행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으며, 오수의견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용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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