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정세균 주목받는 총선 행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3두마차 체제를 제안했다.
호남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대한 승리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특히 호남을 중심으로 개혁신당 출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문재인 체제를 압박하고 있다.
문 대표는 현재의 당 위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당내 주요 리더인 문 대표,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힘을 합치자고 전격 제안했다.
문-안-박 3각 지도체제다.
그러나 문 대표의 제안은 ①호남을 전면 배제했고 ②당 최고위원회를 무력화했으며 ③비주류가 자신의 공천권을 요구한다고 매도하는 등 세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실제로 문 대표를 포함한 문-안-박은 모두 부산경남 출신이다.
또 문 대표가 3인 체제를 가동하자는 것은 최고위원회의의 존재 이유를 없애는 것이다.
더욱이 비주류를 겨냥해 자신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호남의 일반적 진심을 폄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문 대표가 호남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상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서 호남 민심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당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호남. 특히 신당의 핵심 축인 전북 정치의 흐름도 가파르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 정치의 양대 산맥인 정세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과 정동영 전 통일장관의 정치 행보에 도민들 그리고 중앙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정의 정치 행보가 야권 재편은 물론 내년 국회의원 총선 판도에 크게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치 위상 복원이 핵심 과제인 전북의 경우, 이들의 움직임은 내년 20대 국회의원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들과 정치 신인, 총선 입지자들이 정-정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주목하고 있다.
/편집자주

 

 

겨울, 눈, 봄 그리고 선택.정동영 전 통일 장관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거가 임박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의 중량감, 정치적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에게 눈도장을 찍든, 아니면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든 DY를 찾는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정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많다.

상당수는 전화 연결이 안 됐다고 말한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씨감자’에 대해 주로 얘기한다.

대화의 대부분이 씨감자와 북한의 식량사정, 환경 등이다.

통일 장관을 지냈으니 북한의 실상에 대한 걱정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니 정치나 전주 현실에 대한 논의는 꺼낼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정 전 장관이 지난 주 토요일,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눈 내리면 다시 오라”고 했다는 말이 화제가 되는 실정이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들으면 일반적인 얘기지만,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깊이가 달라진다.

겨울이 가면 봄….그 봄은 전북 정치가 확연히 변화하는 시점이 된다.

봄이면,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

새정치연합, 신당, 새누리당, 무소속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며 이 중에서도 새정치연합과 신당의 한판승부가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시점이다.

눈 내리면 다시 오라….눈은 12월 중순을 지나면 적설량이 높아진다.

그 때쯤 DY에게 찾아가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12월 중순이면 광주전남에서 불고 있는 천정배 개혁신당 그리고 전북 장세환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전북희망현대 등의 활동이 본격화하는 때다.

정 전 장관의 정치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즉 12월 중순 이후 DY는 현실정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연말 또는 연초에 선거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장관의 정치 행보는 내년 전북 총선거의 최대 변수이다.

일단 그의 정치 복귀를 가정하고 시점을 예상해 보자.

총선 일자를 거꾸로 짚어보면, DY는 대략 12월말~1월초 자신의 입장을 내비치면서 정치에 전격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정치에 복귀하고 전북과 야권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린다면 DY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가 총선에서 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하나는 본인의 전주권 출마, 다른 하나는 비례대표 출마다.

정치 복귀를 위해선 이 두 가지 길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데, 두 방안 모두 대단한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먼저 전주권에 출마하는 경우다.

전주는 현재 3개의 선거구가 있는데, 이 중 완산을을 제외한 두 곳 중 한 지역이 출마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완산갑은 전북 정치의 일번지라는 상징성이 있고, 덕진은 정치를 시작한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어느 곳에서 출마를 선언하든 전주권 선거는 DY와 그의 동반자들이 동일한 방식의 선거 운동을 펼칠 것이다.

호사가들은 이미 DY와의 동반 출마 대상에 유력 인사 몇몇을 올려놓고 있다.

전주권 직접 출마가 아닌 비례대표 출마도 있다.

비례 출마는 정 전 장관의 ‘희생’이 담보돼야 한다.

만일 지역구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DY는 비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여의도 복귀에 실패하면 그는 ‘약자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자신의 최종 목표도 잃게 된다.

하지만 비례로 나서 전북권 선거 전체를 지원하고 여기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여의도 귀환에 성공한다면, DY는 단숨에 차기 대선 경쟁까지 내다볼 수 있다.

이처럼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매우 중대하고 어려운 문제다.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 전 장관이 최선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지나치게 섣부른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에 잘못 선택하면 그의 정치적 승부수는 단 순간에 사라지게 되며 정치 재기의 기회도 없어질 것이다.

그를 잘 아는 정치인은 “얼마 전에 한번 만났는데, 이번에는 지나치리만큼 신중하다.

정치에 대해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좋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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