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수 전북도협 경제산업국장

엘빈토플러는 2005년 <富의 미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융합된 프로슈머(Prosumer)란 개념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새로운 산업혁명이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프로슈머는 메이커(Maker)라는 이름으로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메이커란 발명가, 디자이너, 기술자 등 기존의 전문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손쉬워진 디지털 기술을 응용해 필요한 물품을 스스로 만드는 창조적인 계층을 말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제조업의 혁신과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3D프린터로 만든 전기자동차가 조만간 등장한다.

100년 이상 지속되었던 자동차회사들의 컨베이어벨트 방식이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모양이나 사양으로 주문한 다음날 차를 받아보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올해 초에 선보인 2인승 전기자동차는 프레임과 인테리어를 탄소섬유강화 폴리머화합물로 만들어 무게를 8백Kg대로 대폭 줄이고 제조시간도 24시간으로 단축하게 되었는데 이는 3D프린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농식품 분야에도 적용된다.

얼마전 한 대학원생이 만든 요리기계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바 있었다.

밀폐된 진공상태에서 적정온도를 유지하여 요리하는 수비드(Sous-vide)기법을 구현한 요리기계를 만들었는데, 실제 시장에서 구매하려면 수십만 원이 들어가지만 1/10수준인 단돈 4만9천 원을 투자해 해결했다.

인터넷을 통해 설계도를 구했고, 3D프린터를 이용해 외관을 만들었다.

나머지 재료는 전자상가에서 쉽게 구매해 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친구들과 맛있는 스테이크를 요리해 먹자는 생각에서 출발 한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이 급격하게 변화되며 제조업도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이 제품하나를 생산하기 까지 많은 시간과 자금이 들었다면, 이시대의 메이커들은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다양한 제품을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들은 음식, 옷, 자동차 등 도처에 관심사를 두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

메이커들은 IT,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급진적으로 융합시키며 새로운 제조업 부흥의 모멘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흐름에 적극 부응하고자 전북도는 타 지역에 앞서 준비하고 있다.

메이커 육성을 위해 교육 및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또 이들이 창업까지 할 수 있도록 전북시제품제작소를 전북중소기업청(도청앞 신시가지)에 설치하고 12월 중순부터 본격 운영한다.

이곳에는 3D프린터, 레이져커팅기, CNC머시닝센터, 3D스캐너 등 최첨단 장비를 구비하고 전문기술자를 배치하여 아이디어에서 시제품까지 원스톱 지원체제를 완비하고 있다.

또한 법률, 마케팅, 자금지원이 가능한 전북창조경제지원센터와 5분거리에 위치해 있어 창업까지 연계가 가능해 졌다.

더욱이 11월 25일에는 ‘CNIP(Creative & Intellectual Property)’가 문을 열어 아이디어를 지적재산으로 보호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은 물론 창업인큐베이팅을 지원 하는 통합지원공간을 전북테크노파크에 설치해 메이커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모두 구비했다.

나만의 상상력으로 이거 만들면 대박이 날것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있는데... 하지만 전문지식과 자금이 없어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웠다면, 이제는 전북시제품제작소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 이를 발전시켜 사업화하는 1인기업의 주인공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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