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주제 욕망-이기심 해학적 표현 내달 3일~6일 나흘간 소극장 공연

▲ '두 번 결혼하는 여자' 공연모습

‘청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간 본연의 욕망과 배타적 이기심의 극렬한 분열양상을 해학적으로 그린 연극이 다시 무대에 선다.

전북연극협동조합 특별기획공연 ‘두 번 결혼하는 여자’가 12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펼쳐진다.

‘뒤죽박죽 청혼 스토리’를 부제로 한 연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정숙은 과년한 처녀로 결혼에 목말라있는 안치복 면장의 딸이다.

어느 날 인근에 사는 소인배 선생이 안치복 면장에게 어렵게 찾아와 부탁을 한다.

다름 아닌 안정숙에게 청혼을 한다는 내용이다.

안치복 면장은 대환영하며 딸을 부르지만 이들은 이내 집안 대대로 소유해 오던 땅 때문에 싸움에 휘말린다.

소인배의 집안에서 대대로 가꾸어 온 땅이 안정숙 집안의 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청혼에 관한 얘기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소인배는 되돌아간다.

다시 돌아온 소인배 선생에게 안정숙은 청혼을 승낙하지만 이내 이들은 서로의 집안에서 기르는 개 이야기로 언쟁을 벌인다.

소인배는 자신이 기르는 개가 더 나은 개라며 윽박지르지만 안정숙은 자신의 개가 더 똑똑하고 싸게 구입했다며 자랑한다.

이들의 언쟁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안정숙이 양보하는 듯 하다 이내 싸움이 재연된다.

작품은 인간들이 이해타산에 맞물려 서로 양보하지 않고 본분을 잃고 격분하는 과정에서 본연의 목표를 상실한다는 내용을 빗대어 표현한다.

특히 초기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의 작품을 모티브로 이해타산에 휘말린 인간 본성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여 사람들의 일그러진 경각심을 바로 세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선정과 각색 과정에서 협동조합이라는 인적 한계상황과 연극적 특성이 담겨있는 구조를 갖추면서도 희화적이고 풍자적인 블랙코미디 형식을 차용해 작품성과 오락성 모두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주목할 만 하다.

연극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277-7440).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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