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깃들고 소원 켜켜이 쌓여 장관이뤘네
전설이 깃들고 소원 켜켜이 쌓여 장관이뤘네
  • 박정미
  • 승인 2015.12.03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의 귀 닮은 '마이산' 돛대봉-용각봉-문필봉··· 철마다 달리 불리듯 80여기 탑사-은수사와 청실배나무-역고드름 신비로운 이야기도 많아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

계절마다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는 산.

서다산, 용출산, 속금산 등 시대별로 이름이 달랐다는 산.

진안 마이산(馬耳山)에 들면 마이산이 가진 이름들만큼이나 다채롭고 신비로운 야기들이 두 귓속으로 흘러들어 옵니다.
 

<천 길 물속에서 우뚝 솟아 산이 되었네>

말투도, 떠나온 곳도 각기 다른 사람들 틈에 섞여서 말의 귓속으로 들어갑니다.

암마이봉(685m)과 숫마이봉(680m),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마이산. 멀리서 보면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마주 보고 서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수많은 자갈과 모래가 섞인 역암 덩어리입니다.

마이산은 원래 물속에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바다 또는 호수였으나 그 바닥이 솟아오른 것. 산에서 민물고기 화석과 다슬기 같은 조개 화석이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 자그마치 1억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자연이 오랜 세월 공을 들여 깎고 다듬어서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암마이봉 깊숙한 곳에는 사람이 공들여 완성한 탑사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마이산에서 유명한 탑사의 돌탑>

탑사의 크고 작은 탑들은 단 한 마디의 말도 없이보는 사람을 압도합니다.

돌에 돌을 포개 얹어 쌓은 석탑들의 높이는 1m부터 15m까지 다양합니다.

이 탑들을 세운 이는 이갑룡(1860~1957) 처사. 그는 1880년경부터 약 30여 년에 걸쳐 돌탑들을 쌓아 올렸다고 전합니다.

당시에는 108기의 탑을 완성했으나 현재는 80여 기만 남아 있습니다.

탑 하나하나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주탑인 천지탑(天地塔)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천지탑을 호위하듯 서 있는 오방탑(五方塔)은 오행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 주변으로 일광탑, 월광탑, 약사탑 등이 늘어서 있습니다.

돌탑은 구멍을 파서 서로 끼워 맞춘 것도 아니요, 접착제나 시멘트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100년이 넘는 동안 비바람을 어떻게 견뎠을까.

크고 작은 돌들끼리 서로에게 기대어, 혼자서는 미약한 하나의 존재가 다른 존재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었으리라.

사는 일이 고단하여도 사람이 사람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이유 역시 다르지 않겠습니다.

 

 

<암마이봉(685m)과 숫마이봉(680m),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마이산 사이에 있는 은수사> 

물이 은처럼 맑은 은수사   탑사에서 10여 분 정도 숲길을 오르면 은수사(銀水寺)에 닿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아직 고려의 장수로 활약할 때 이곳의 물이 은처럼 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은수사. 감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 앉아 차가워진 공기를 한 대접 마시고 난 다음 곁들이는 햇살이 달달합니다.

극락보전 동쪽에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제386호) 한 그루가 고요히 하늘을 받치고 있습니다.

이 나무에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성계가 마이산을 찾아와 기도를 하고 그 증표로 씨앗을 심었는데, 그 작은 씨앗에서 비롯된 나무가 600년 넘게 살아왔다는 것. 감히 셈할 수 없는 양의 햇살과 바람, 눈과 비가 한 그루의 나무에 담겨 있습니다.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제386호)>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마이산 역고드름 겨울이 되면 마이산은 또 하나의 기이한 이야기로 수런거립니다.

중력을 거부한 미스터리, 역고드름 때문입니다.

탑사와 은수사의 청실배나무 밑동 주변에 물을 담아두면 하늘을 향해 고드름이 거꾸로 자랍니다.

35cm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마이산 역고드름에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져 해마다 겨울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듭니다.

어쩌면 그것은 초록이 멈춘 겨울, 아직 세상에 당도하지 않은 연둣빛 희망의 씨앗을 사람의 품에 심는 일.

사람의 마음속에는 그 어떤 간절함이 있어 마이산에 이끌리는 것일까.

돌탑 옆에 쌓아올린 기도가 비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작은 돌 하나를 얹어두고 싶었을까.

그 무게로 마이산은 날로 묵직해졌겠으나 절박하고 절실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서 길고 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소원이 이뤄지는 역고드름>  

말의 귀를 닮은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에 모진 비바람을 견뎌낸 수십 개의 돌탑이 있고, 태조 이성계의 전설이 깃든 은수사 청실배나무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 소원이 이뤄지는 역고드름이 있어 마이산의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자료제공=얼쑤전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