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올해는 광복 이후 70년을 맞이하는 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경제적 발전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게 롤모델이 될 만큼 경이로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 1900만 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2014년 6280억 달러로 대략 33000배 증가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의 세계 최빈국에서 지난해에 28,180달러로 대략 320배 증가하여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있다.

“올해 52회째인 ‘무역의 날’은 한국이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1964년 11월 30일을 기념해 ‘수출의 날’로 지정한 것이 기원이다.

1986년에는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이듬해인 1987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무역의 날’로 변경됐다.

이후 2011년 12월 5일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을 기념하여 무역의 날은 12월 5일로 변경됐다.

미국 외교 격월간지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가 1960년 10월호에서 ‘한국의 1960년 1인당 국민총생산은 100달러 이하, 수출은 200만 달러, 수입 2억 달러로 경제적 기적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평가했던 말이 무색할 정도의 발전을 이루었다.

”(주간무역) 경제 최빈국으로 경제원조에 의존했던 국가로서 이제는 경제원조 공여 국가로 전환 되었다.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독일로 선진국에 인적자원이 되어 꿈을 이루고자 했던 나라에서 이제는 코리언드림이라는 꿈을 가지고 한국을 찾아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있게 되었다.

K-팝을 통한 한류의 열풍이 세계 도처에서 붐을 만들고 있고 이제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세계 유래가 없는 발전을 이룬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의 정신적 문화도 그 발전 속도만큼 따라가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급격한 경제발전 속에서 정신문화는 그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숨가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경제적 선진국으로의 반열에 오른 국가로서 이미 선진국 규모를 갖춘 나라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정신문화를 가졌다고 할 수 있도록 더욱 성숙한 모습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기부문화이다.

기부는 자신의 소유에 대한 나눔의 실천이다.

최근 뉴스 가운데 저커버그의 기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31)와 소아과 전문의인 아내 프리실라 챈(30)부부가 우리 돈 52조원 재산을 대부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최근 얻은 딸을 안고 있는 사진과 딸 맥스 (Max)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면서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페이스북 지분 중 99%를 이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지분 99%는 시가로 따져 450억 달러(약 52조 1100억 원)이다.

이 편지를 통해 저커버그 부부는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도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기부 동기를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돕고 평등을 장려해야 한다”면서 “너를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다음 세대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세계의 명사들은 저커버그 부부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큰 결심을 하게 된 데에 찬사를 쏟아냈다.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것은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연구에 의하면 자신의 것을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통해서 사람은 가장 행복감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나누어주는 것은 자신의 것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과 유사한 의미이다.

자신의 것을 타인과 공유해야 한다면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것은 공유하는 의미를 가지는데도 유쾌한 일이 된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자신이 꼭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여유의 유무와 관계없이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어도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고 여긴다면 타인에게 눈을 돌릴 생각을 가지지 못한다.

99마리 양을 가진 자가 1마리 양을 가진 자의 것을 욕심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 의원회관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하고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던 것은 어쩌면 약한 자의 것으로 자신의 소유를 채우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주머니가 비었다고 양심까지 싸구려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나는 일이다.

얼마 전 타계하신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남김없이 기부하였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주는 나눔의 큰 메시지이다.

나눔은 역지사지를 통해 타인의 상황을 헤아리고 긍휼히 여기는 이타적인 마음이 적극적 행동으로 옮겨질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기부와 봉사이다.

이 마음이 없다면 많은 소유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나눔의 행복을 가질 수 없다.

가끔씩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 자신의 생애동안 모아온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나눔은 풍족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원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한 해의 마감을 하는 시점에 나눔의 아름다움을 실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삼고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록펠러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교훈으로 그의 일생동안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했다.

부요한 자는 결코 많이 소유한 자가 아니라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자임을 생각하는 세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