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태고종 소속 사찰 727년 최초 창건 후 중창거듭 한국전쟁때 불타 이후 증건 진묵대사 행동실천 불교 효시

▲ 진묵대사는 주로 완주지역에서 활동했고 봉서사에 머물면서 참선을 통해 불경을 공부했다고 한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진묵대사 부도는 봉서사 바로 옆 길에 있으며 전북도 유형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돼 있다.

전주를 벗어나 완주군 간중리로 들어섰다.

넓은 평야 바로 정면에 서방산이 자리잡고 있다.

‘올 테면 오거라’는 식으로 압도적 위엄을 자랑한다.

봉서사 가는 길은 서방산에 들어서야 한다.

꾸불꾸불 길을 타고 가다보니 마치 속세를 떠나 극락의 세계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한국 불교 태고종 소속의 사찰인 봉서사는 727년 최초 창건된 이후 중창을 거듭했다.

16세기 말에는 진묵대사가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중창에 힘썼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모든 것이 불타버렸고 진묵대사 부도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재 봉서사의 모든 건물은 한국전쟁 이후 중건된 것으로 1963년 대웅전과 요사채, 1975년 삼성각, 1979년 대웅전, 관음전, 진묵전 등이 새로 지어졌다.

봉서사는 진묵대사와 인연이 깊다.

진묵대사는 선을 행하는 것보다 민중 속으로 들어가 행동하는 실천불교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주로 완주지역에서 활동했던 진묵대사는 봉서사에 머물면서 참선을 통해 불경을 공부했다고 한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진묵대사 부도는 봉서사 바로 옆 길에 있으며 전북도 유형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돼 있다.

전체 높이 1.8m로 화강암을 다듬어 만들었고 둥근 몸체에 연꽃 조각의 지붕이 있다.

진묵대사는 일대 사찰을 순례하며 수행을 하다 마지막에 이곳 봉서사에서 열반했다.

진묵대사와 얽힌 설화도 전해진다.

어느 날 큰 불이 나 불길을 잡지 못한 상황이 됐을 때 진묵대사는 솔잎에 물을 적셔 불길에 번지는 곳에 뿌려 불길을 잡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 지팡이로 바위를 뚫어 발견한 약수터가 있는데 그 약수맛에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봉서사는 산 기슭에 위치한 탓에 넓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있다.

각 건물 역시 띄엄띄엄 위치해 있고 평지가 아닌 비탈진 곳에 간신히 자리 잡은 형세다.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마주하면 별의별 생각이 든다.

속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마치 멀리 떠나있는 것 같고, 속세의 찌든 때에서 벗어난 상쾌한 기분이 든다.

‘나 자신이 깨달으면 곧 부처다’란 말이 생각날 정도다.

1,000여년 전 진묵대사도 이곳에 서서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까 상상을 하니 경건한 마음까지 생긴다.

오랫동안 밑을 내려보며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