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신당' 모두 새누리당과의 3자 대결에서 지는 것으로 나오면서 16일 야권의 총선 패배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안 의원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일부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아 야권 저변을 넓히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분열할 경우 야권 모두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4~15일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천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포인트)에서 정당지지도가 새누리당(37.6%), 새정치연합(25.2%), '안철수 신당'(16.7%) 등 순으로 집계됐다.

앞서 중앙일보가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새정치연합(23.0%)과 '안철수 신당'(18.6%) 지지율을 합치면 새누리당(30.2%)에 앞서지만, 3자 대결에서는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두고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주류 측은 "이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문재인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류 측에서는 "아직 선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문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수습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주류에 속하는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자 구도로 가면 거의 전멸할 것"이라며 "야권 지지자들은 새누리당 골수 지지자들보다 투표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상황은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주류인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은 CBS 라디오에서 비대위 주장에 대해 "더 이상의 혼란과 분열은 안 된다.

좀 더 냉각기를 가지고 고민하면서 문재인 대표 체제를 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민심이 안 의원의 탈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호남에서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탈당에 대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광주•전라에서 새정치연합(32.1%)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안철수 신당'은 그 다음으로 22.2%였다.

신당 지지도가 전국 평균(16.7%) 보다는 높지만, 새정치연합과는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주류 측의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갑)은 "호남에서는 문재인이 리더십을 잘 세우라고 주문했는데, 갑자기 분열을 택했기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각개전투로는 야권의 승리가 어려워 보이면서 후보 단일화 필요성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미 탈당을 예고한 문병호 의원은 "야권이 확장하면 새누리당 과반을 저지할 수 있다"며 "수도권은 최악의 경우 후보단일화 같은 전략도 나올 수 있다.

앞으로 하기 나름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정당 지지도는 신당이라는 말만 들어가면 다 높게 나오는데 새로운 정당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유의미한 지표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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