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가창오리 무리지어 살아 27일까지 주말탐조투어 운행 큰호응

▲ 군산철새조망대는 오늘 27일까지 주말탐조투어를 운행, 탐조객들에게 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 한 생의 절정에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던 가을이 단풍과 함께 뚝뚝 떨어지고 나면, 갑자기 온 세상이 갈색으로 변해버려서 당황하게 된다고들 합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찾아오는 추위는 마음까지도 꽁꽁 얼게 해서 세상과 통하는 문을 닫게 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겨울에는 또 마땅히 볼만한 풍경도 없고, 설경 외에는 가볼 만한 곳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구 상에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의 대서사시, 장대한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수면을 박차고 일제히 날아오르는 금강의 가창오리떼>

영화 선전 같다고요? 맞습니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군산의 금강 하류를 소개합니다.

문을 박차고 나오실 준비가 되셨나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겨울 철새 가창오리 아는 만큼만 보이고, 아는 만큼 애정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가창오리 군무를 보기 전에 미리 가창오리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가창오리는 기러기목 오릿과에 속하며 단일 종으로 큰 무리를 지어 활동합니다.

몸길이가 약 40㎝, 날개 길이가 약 21㎝이고, 암수에 따라서 깃털 색이 다릅니다.

머리의 뺨에 있는 태극 모양으로 인해 북한에서는 태극 오리라고도 불립니다.

   

<가창오리의 이동경로.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에는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 모든 것이 꽁꽁 얼기 때문에 한국, 중국 및 일본 등으로 날아와 월동합니다.

가창오리가 많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70만 마리 정도까지 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어 40만 마리 정도만 보이는 추세랍니다.

아마도 번식 시기인 시베리아에서 벌목작업 때문에 둥지가 훼손되어 그런 것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습니다.

 

<금강변에서 쉬고 있는가창오리>

가창오리는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멸종위기 단계 중, 취약종으로 분류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수록되어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입니다.

환경부에서도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가 해제했는데요. 개체수가 많다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창오리는 특성상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몇십 마리가 있어도 한 개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산철새조망대에서 내방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생태 해설사>

가창오리는 매년 11월 중순부터 군산 하굿둑에 도착해 1월에 폭설이 오면 전남 해남 쪽으로 이동했다가, 1월 중순쯤에 다시 군산 금강 하류로 올라와서, 3월 중순쯤 삽교 쪽으로 북상했다가 시베리아로 갑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11월 19일에 선발대 3,000마리 정도가 눈에 띄었을 뿐, 아직 본격적으로 오지 않고 있는 이변이어서 전문가들이 원인 분석에 바쁩니다.

가창오리가 시베리아에서 달력을 보고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체감 온도로 판단하는 것에 비춰보면, 아마도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시베리아가 너무 따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온난화 현상이 모든 질서와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생각하면 무서운 일입니다.

금강 철새여행은 주말탐조 투어로군산시에서는 2015. 11. 28(토)~12. 27까지 주말과 휴일에 투어 차량으로 금강 철새를 구경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주말 철새 탐조투어는 생태해설사가 동반하여 금강에 사는 철새와 생태환경을 소개하며 근접거리에서 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서 호응도가 좋습니다.

노선은 근대역사박물관이 있는 원도심에서 10:00, 14:30에 출발해 철새 조망대와 탐조구간을 돌아서 다시 조망대와 원도심으로 돌아옵니다.

원도심과 철새 조망대까지는 편도 1,000원, 탐조 구간은 무료로 운행됩니다.

 

<어린이들이 체험 행사로 만들어 놓은 나무 타일 벽화>

가창오리는 전 세계 개체 수의 약 95%가 한국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창오리 떼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탐조객 발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철새 조망대에서는 주말탐조 투어와 함께 12월 주말과 휴일에 철새 추억 만들기, 나무 타일 벽화 만들기, 압화 명함 만들기 등등의 겨울철 체험 행사도 함께 운영하니, 겨울방학 동안 온 가족이 함께하는 생태 여행지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금강하구에서 탐조여행을 위해 가장 먼저 들려볼 곳은 금강철새조망대입니다.

금강을 따라 이어지는 ‘비단강길’의 시작점인 장항선 군산 역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데, 도중에 ‘채만식 문학관’, ‘금강하굿둑’ 등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차례대로 금강철새조망대 안내도. 철새조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조류공원. 철새신체탐험관. 철새조망대 앞 자전거 대여소>

금강철새조망대는 11층 높이의 타워로 무료로 이용하는 망원경 등의 시설이 있어서 직접 금강에 있는 철새를 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상설전시관, 3D 영상관, 체험관, 조류표본실, 조류공원 등다양한 시설과 전문가 및 해설가가 상주하고 있어서 철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철새조망대를 구경하는 방문객들과 철새조망대 방문객들이 남겨놓은 소감. 전망대의 철새 조망을 위한 무료 망원경>  

왜 금강 하류가 철새들의 낙원일까요? 금강 하류는 금강 하굿둑으로 인해 해수 유입이 차단되어 마치 간척 호처럼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 호수 중간마다 있는 사주는 철새들의 은신처인 갈대숲을 형성하고 있어서 새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철새의 절정은 1월 초이며, 이 시기에는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합니다.

그래서 금강하류는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잿빛개구리매, 가창오리 등 국제적 희귀 조류의 집단 서식지이며, 특히 검은머리갈매기와 가창오리의 세계 최대 관찰 지역입니다.

 

<금강변의 아름다운 갈대. 금강 하류는 철새들의 낙원이기도 합니다.

금강 하류에서 만난 큰고니>

천연기념물 제201호인 고니 류, 제325호인 개리,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이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철새들은 목숨을 걸고 그 먼 길을 이동하는 것일까요?  

○ 추위를 피하고 생활하기 좋은 기후를 찾아서

○ 저위도와 고위도 양쪽의 먹이를 유용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 다양한 자연환경을 이용하기 위해서

○ 먹이 찾기에 충분한 긴 시간을 소비할 수 있으므로

○ 전염병과 기생충 등이 한꺼번에 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

○ 적응력이 강한 자손을 남길 수 있어서

○ 널리 분포함으로써 서식지를 확대할 수 있어서

○ 여러 상대와 짝을 형성할 기회가 늘어나 종이 섞이는 것에 의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어서

현실에 안주하려는 우리 모습을 볼 때, 티슈 한 장 크기의 여린 몸으로 대륙을 넘어 그 먼 길을 차고 날아오는 용기가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가창오리의 관계 조류인플루엔자(AI)는 인간에게도 전염되는데 가창오리 가까이 가는 것이 괜찮을까요?

가창오리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퍼질 때마다 주범으로 농가의 따가운 눈총을 받습니다.

2014년 1월에 전북 고창의 동림지 주변 오리사육장에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이 걸렸을 때, 마침 동림 저수지에 있었던 가창오리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려 몇 마리가 폐사했으며, 그 무리 중 일부가 금강호로 이동했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충분한 조사와 규명 없이 철새를 주범으로 지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 인간이 부화시킨 바이러스(Bird Flu: A Virus of Our Own Hatching)” 저자인 마이클 그레거 박사는 광우병, 신종플루의 권위자로서 공장식 축산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인데, 유추 해석하면 축산농가에서 가창오리가 역 감염되었을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자연의 황홀한 신비, 가창오리 군무 조금은 지루하셨죠? 이제 본격적으로 영국 BBC가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이라며 극찬한 바 있는 가창오리 군무를 구경해볼까요?  

 

<석양이 물든 금강의 하늘을 가득 채우는 가창오리 군무>

금강하구는 사진가들이 아주 좋아하는 명소지만, 정작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11년 12월, KBS 2TV의 인기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담은 ‘출사특집, 찰나의 순간’ 편이 방영되고 난 뒤부터 이었습니다.

하늘과 강물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금강의 낙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멋진데, 그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십만 마리 철새들의 군무를 본다면 누구든지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겠죠?

상상해 보세요! 몇십 만 마리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의 가창오리 떼가 일제히 강물을 박차고 날아올라서 거대한 깃발을 흔들 듯, 하늘 가득 펄럭이는 모습을요.

그러다가 잠시 후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하나의 무리가 두 개의 무리로 나누어져서 서로를 향해 마주 달려오고, 뒤섞이며, 용트림하다가 거대한 익룡의 형태로 양 날개를 펴서 약한 자의 비애를 말끔히 털어버리기도 하고, 스스로 깃발이 되어 높이 펄럭이기도 합니다.

 

<두개로 나누어졌던 무리가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 커다란 이미지 형상을 만듬>

군무의 무리가 머리 위를 지나갈 때는 마치 사이렌을 울리듯, 엄청난 날갯짓 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세상 다른 모든 것들의 기를 꺾어버릴 만큼의 강한 생명력으로 넘쳐납니다.

현장에 서보지 않고는 마땅히 설명할 단어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의 전율과 감동인 거죠. 자연 그대로 사는 그들만이 들을 수 있는 자연의 노래에 맞춰서 추는 춤일 텐데, 마치 지옥의 묵시록 영화에서 헬리콥터 부대가 바그너의 악극 ‘발퀴레’를 틀어놓고 공습하던 광기 어린 장면처럼 사람의 가슴 속을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수면과 하늘에 온통 붓칠을 하듯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떼>

수십만 개의 점이 모이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만들어 내는 가창오리 군무는 실로 경이로운 입체 예술이며, 광활한 강과 하늘을 무대로 펼치는 웅장한 행위 예술입니다.

휘몰아쳐 나부대는 그들은 겨울의 봉인이 풀려버린 듯 거침이 없습니다.

저렇게 많은 날짐승이 뒤엉켜 빠르게 움직이는데 어떻게 서로 충돌하는 새가 한 마리도 없을까요? 군산 철새 조망대에서 근무하는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사람이 건널목 양 끝에서 서로 건너와도 안 부딪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에 한 마리가 지나가면 그 길은 안전하니까 따라가는 패턴 같은 것이죠. 가창오리는 왜 군무를 추는 걸까요? 집단 최면에 걸린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일출 직전과 일몰 직후에 왜 이런 이벤트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철새 모니터링 및 철새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한성우 학예연구사>

계속해서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가창오리가 자연 생태계에서 비교적 약한 종들로서 크기가 작고 겁이 많아서 집단으로 행동한다고 합니다.

가창오리는 야행성이라 낮에는 물에서 자면서 쉬고, 어두워지면 인근 논밭으로 나가는 것인데요.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 방향을 잡기 위한 일종의 대화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낮에 일부 정찰대를 내보내서 출근할 장소를 사전에 물색한다고 하니 놀랍지 않나요?   <하늘을 까맣게 뒤 덮을 정도로 많은 가창오리떼> 그럼 도대체 그 큰 쇼를 누가 기획하고 주도하는 것일까요? 궁금증은 끝이 없습니다.

강력한 우두머리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시베리아 서부나 중부에 흩어져 있는 가창오리들이 바이칼호수에 모여서 몽골지역을 거쳐 군산으로 날아오기도 하고, 동부 연해주 항카 호수에서는 북한을 거쳐 군산으로 직행해서 오는 등등, 가족단위의 여러 무리의 모임이라 강력한 지도자보다는 힘이 센 가창오리가 앞장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창오리 떼가 펼치는 화려하고 밀도 높은 군무의 지휘체계나 신호체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가창오리가 도착하면, 군산 철새 조망대 홈페이지 ‘철새 이야기 방’에서 오늘의 철새 현황과 개체 수를 알려주고 있다 하니, 철새 탐방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하늘이 어두워질 정도로 많은 가창오리>

겨울이 되면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쉽습니다.

인간의 오만함이 무너지고 마는 장엄한 가창오리 군무를 보면서, 단 한 마리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제대로 상승기류를 타고 일제히 날아오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몇 번이나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앉기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일제히 날아오르는 그들 앞에 머리가 숙연해집니다.

철새들의 웅변에 감동합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온몸에 힘이 솟구쳐 올라서 몸 어딘가에 숨겨왔던 날개를 힘껏 펴보게 됩니다.

 

<가창오리 군무를 보면서 함께 날아오르는 상상에 빠져든 기자>

올겨울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군산으로 오실 거죠?몸통보다 날개가 작아서 목을 길게 빼고 화살처럼 날아가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몸무게가 1/3로 줄어들 만큼 시베리아 캄차카반도에서 금강까지 무려 2,471㎞를 목숨걸고 날아온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면서 함께 힘을 얻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창오리떼는 화답하듯, 지상 최대의 쇼인 황홀한 군무로 환영해줄 것입니다.

 

관광코스안내

금강철새조망대 - 금강대교 - 조류보호협회 조류관찰소 - 나포십자들녘 - 금강시민공원 조류관찰소 - 어은리갯벌 앞 해변

 

/ 자료제공=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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