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 1.5%→0.8% ↓ 수익성 낮은 카드발급 중단 연회비 조정등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소비자 피해우려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임모(64) 씨는 최근 수년째 사용해 온 카드의 유효시간이 만료돼 재발급 신청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이 카드가 언제 중단될지도 모른다고 안내를 하며 다른 카드로 신청하기를 권했다.

임 씨가 사용한 카드는 연회비가 저렴한 반면 통신요금 할인혜택이 있어 사실상 은행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나는 카드가 아니었다.

임 씨는 “상품을 만들어 팔 때는 언제고 수익이 별로 안 나니까 일방적으로 중단하느냐”며 “카드 수수료가 인하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할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이어갔다.

금융당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 피해로 돌아가 것이라는 지적이다.

  카드사들이 대폭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메우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거나 연회비를 조정하기 시작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1.5%였던 우대금리 수수료를 절반 가까운 0.8%로 내림에 따라 발 빠르게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거나 혜택의 폭이 큰 신용카드를 정리하고 나섰다.

우선, 신한카드는 The ACE SKYPASS 카드, Hi-Point RPM 카드 등 10개 카드를 내년부터는 발급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이는 주유 시 적립금이 쌓이거나 항공마일리지 혜택이 있는 카드들로 소비자에게 쏠쏠한 이익을 돌려줬다.

 KB 국민카드도 ‘포인트리’ 시리즈 4종을 비롯해 27개 카드의 발급을 중단키로 했다.

삼성카드는 내년 1월 5일부터 일부 카드 포인트의 항공·호텔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변경키로 했다.

이외의 카드사들도 기존의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축소키로 검토함에 따라 카드 혜택 축소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실,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는 이미 수수료 인하 결정전부터 진행됐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 부가서비스 현황’을 살펴보니 카드사들이 최근 3년간 금감원에 총 79차례의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변경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약관변경이 고객 혜택 축소나 폐지 내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대수수료가 인하됨에 따라 카드사들의 카드 혜택 축소의 폭은 커지고 속도 역시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및 카드발급 중지가 더욱 확대될 경우 이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한 손실을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부당한 영업행위”라고 비판하며 “이로 인한 카드소비자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 불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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