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긴장을 격화하는 상징물이 된 애기봉 등탑이 올해 점등되지 않는다.

진보•보수 기독교계와 김포주민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애기봉 등탑 점등 행사를 22일 '애기봉 평화기도회'로 대체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1971년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에 설치된 등탑은 남북 평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2004년 점등이 중단됐다.

그러나 2010년 연평도 사건이 불거지면서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다시 점등이 시작됐다.

이에 북한뿐만 아니라 진보 기독교계와 지역 주민들도 점등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갈등이 극심해졌고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안전을 이유로 등탑을 철거했다.

같은 해 한국기독교총연맹이 등탑이 철거된 자리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을 국방부로부터 허가 받았으나 다시금 반발이 일어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진보•보수 기독교계와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를 애기봉 등탑에 관한 충돌이 없는 한해로 정하고 점등 행사를 애기봉 평화기도회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북 각계와 당국에 민간단체로 구성된 '남북 평화와 상생의 십자가 등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십자가 등탑을 남북이 동시에 설치해 화합을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북한이 함께 추진하기 전까지 한국에도 등탑을 건립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민통선 평화교회 이적 목사는 "점등을 두고 불필요한 소모전을 전개할 것이 아니라 애기봉 등탑을 남북평화와 상생의 등탑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 각계와 당국도 하나가 되어 궁극적으로 애기봉 분쟁을 종식하는데 함께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