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초자치단체장이 관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고향 후배에게 특혜를 제공했다가 적발돼 감사원이 이 단체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전북 김제시장은 2009년∼2013년 가축 면역증강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선거때 자신의 당선을 도와준 고향 후배로부터 업체의 가축 보조사료 등을 구매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 김제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3선을 거쳐 재임하고 있는 무소속 이건식 시장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시장은 후배의 구매청탁을 받은 후 담당 부서의 반대에도 수의계약 또는 1억원 미만 분할 구매 등의 방식으로 해당 업체로부터 16억원 상당의 보조사료를 구매했다.

이 업체는 2009년∼2013년 매출액이 17억5천만원인데 이 가운데 92%가 바로 김제시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 시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김제시에는 이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이 현직 자치단체장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은 또 화성도시공사 전 사장 B씨가 지난 2010년 공동주택 사업 부지를 매각하면서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매각 잔금에 대한 이자 30억원을 면제해 재정적 손실을 끼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B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화성도시공사에 대해서는 B씨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통보했다.

강원도 공무원 2명은 2014년 2월 레고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발업체 임직원과 미국 출장을 나가 각각 2천달러(약 217만원)를 받았다.

감사원은 강원지사를 상대로 이들 공무원을 정직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경주시는 2012년 노인종합복지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관내 호텔을 매입하는 과정에 안전진단도 실시하지 않은 채 호텔을 사들였다.

그렇지만 이 호텔은 안전등급에서 최하 단계가 나왔고, 경주시는 호텔 철거비 등으로 11억원을 낭비했다.

강릉시는 2013년∼2014년 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 사업자로부터 골프장 내 국방부 부지와 교환할 부지를 기부채납받기로 하고도 국방부 부지와 시유지를 교환해 강릉시에 65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이밖에 공주시는 2012년∼2013년 도로공사 계획을 무단으로 변경해 당시 시장의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으로 연결되는 도로 공사를 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1명을 고발하고, 5명을 수사요청했으며, 22명에 대해 징계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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