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중요 강조-비판 채워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발표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의 키워드는 '경제'와 '국회'였다.

북핵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대국민담화가 이뤄졌지만, '안보와 경제' 두 축의 동시적 위기라는 인식하에 담화 앞부분에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밝히고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으면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 법안 처리에 담화의 상당한 내용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국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한숨'을 내쉬며 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대국민담화는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1분까지 31분 동안 진행됐다.

이어진 질문 응답은 오후 12시9분까지 1시간8분 동안 열렸다.

복장은 이번에도 '붉은색 재킷'이었다.

박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를 밝힐 때 붉은색 재킷을 자주 입어왔다.

이 때문에 붉은색 재킷은 '전투복', 또는 '경제활성화법'이라고 불려왔다.

이날 대국민담화 동안 '국민'이란 단어는 38차례 나왔고, '경제'란 단어는 34차례, '일자리'란 단어는 22차례, '개혁'이란 단어는 21차례 나왔다.

또 '북한'이란 단어는 19차례, 국회는 18차례 이야기했고,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노동'이란 단어는 16차례 나왔다.

박 대통령은 먼저 "2016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라면서 다소 밝은 표정으로 새해 인사를 했다.

담화문 본문에 들어가자 이내 표정이 결연해졌다.

특히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지난 금요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도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이야기할 때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개정안을 조목조목 설명한 뒤 한국노총에서 노사정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은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을 설명판 뒤 "우리 선배들이 희생을 각오하며 보여준 애국심을 이제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누고 서로 양보해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국회에 대한 비판의 강도도 높았다.

특히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한다.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방치한다면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고조됐다.

담화문 말미에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서 힘을 모아주신다면 반드시 개혁의 열매가 국민 여러분께 돌아가는 한해를 만들겠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변화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갑시다"라고 말할 때에는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어진 질문•응답은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기자들이 한 번에 여러개의 질문을 하자 "제가 머리가 좋아서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기억도 못해요"라면서 농담을 하기도 했다.

국회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는 주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직권상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 직권상정 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숨을 내쉬고,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완화'에 대한 질문에서도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고 이야기하다가 "어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금 같은 국회에서 어느 세월에 되겠나. 만들기도 겁난다"라고 설명했다.

'위안부 협상 합의'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이 나오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협상 결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연단 뒤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 바서진,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배석했다.

또 내외신 기자 110여명은 연단과 약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책상 없이 의자에 앉아 회견에 참여했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달리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또 기자회견장의 전경을 국민에게 상세하게 전달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처음으로 레일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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