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하루빨리 이겨내기 위해 하나 된 힘을 보이자는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군청색의 바지 정장 차림으로 올라 국정연설을 시작했다.

깃을 세운 바지정장은 대체로 결단의 순간이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의 박 대통령 '드레스 코드'다.

당 대표 시절부터 이 같은 옷차림은 '전투복'으로 불렸다.

올해 신년담화 및 기자회견 때나 지난해 8월 대국민담화 때도 바지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연설하면서 주로 오른손을 펴 움직이거나 흔드는 손짓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30분에 걸친 연설 도중 박 대통령은 두 차례 오른 주먹을 꽉 쥐었다.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100만명 넘게 참여했다고 소개한 박 대통령은 이어 주먹을 쥔 채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를 강조했다.

국회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국민의 눈물과 절규가 담겼다고 역설한 것이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고 강력한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며"라고 말한 박 대통령은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면서 주먹을 쥐었다.

박 대통령은 양손의 검지를 세워 폐쇄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1:1 지원'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회의장에 앉아 연설을 듣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힘줘 말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입장과 퇴장 때까지 합쳐 박수는 20차례 나왔다.

박 대통령의 지난 3차례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선 각각 35차례(2013년), 28차례(2014년), 56차례(2015년)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서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본회의장에서의 반응 온도차는 다소 감지됐다.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은 누구보다 앞서 손뼉을 쳤지만,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 의원들이 손뼉을 칠 때 묵묵히 지켜보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구절절 너무나 옳고, 우리가 하고 싶은 말씀을 다 대신 해주셨다"며 전적으로 공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일어서 박수를 보냈다.

퇴장할 때는 기립만 했다.

야당 의석에서 지난해 시정연설 때의 '손팻말 시위'처럼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지만, 연설 도중 박수가 나오지도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입장•퇴장 때는 물론 연설 도중에도 2차례 박수를 보냈으며, 기자들에게 "저는 예전에도 원래 그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연설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모습이 보였다.

박영선과 정청래 등 더민주 일부 의원은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나갔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정 의장과 악수한 뒤 좌우로 늘어선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빠져나갔다.

박 대통령은 퇴장 도중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에게 "국회로 돌아오시니 어떠세요?"라고 물었고, 김 의원은 "네 좋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님, 저 여기 있습니다"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고개를 돌려 "아 여기 계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방청석에선 스웨덴 국회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지켜봤다고 정 의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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