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소리문화관 김성훈 관장  

전통음악이 실내무대에 갇히게 된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특히 국악관현악단의 출범과 국악실내악단의 증가로 언제부터인가 실내무대의 전유물이 되었다.

들으면 졸립다는 궁중 정악을 실내에서 듣는 경우와 야외무대인 전주향교나 경기전에서 들어 보았는가.

듣는 감흥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비록 음질이 귀를 만족하지 못해도 또한, 어렵다 생각했던 궁중 정악도 풍류음악도 왜 이리 귀에 착착 감기는지.

전통문화가 흥하길 바란다면 야외로 마당으로 나와야 한다.

전통음악 기획자나 연주자들은 관객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

관객이 없을 까봐, 관객이 불편할까 봐! 필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공연이 있다.

대학생 시절 고 박동진 명창의 소리를 실내체육관에서도 들어보고 실내공연장에서도 들어보면서 연로하신데 대단하시다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완주군 삼례5일 장터 무대. 얼기설기 세워 만든 나무지지대를 기대어 본 박동진 명창의 공연은 선생님에게 반해 버린 공연이었고 공연을 직접 하는 지금도 최고의 무대로 뽑고 싶을 정도이다.

필자는 전주소리문화관에서 그때 그런 감흥의 무대를 만들어보고 있다.

억수 같은 빗줄기 속에서, 흰 눈이 내리는 추위 속에서의 전통음악 공연. 그 공연을 본 관객의 공연 몰입도나 충성도는 리뷰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공연보다도 환상적이었고 전통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악천후를 너무 걱정해 공연을 올리지 않았다면 평생 고객을 놓쳤을 것이다 이제는 야외무대를 기획자나 연주자들이 거부해선 안된다.

스스로 야외로 나서 다양한 상황에 접해 보고 관객을 더 가까이 끌어 들여야 한다.

끝으로 큰 바람이 있다.

전주한옥마을 같은 전통문화특구에서는 야외무대가 공연장으로 승인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나서 주길 바란다.

많은 연주자들이 한옥마을 배경으로 개인독주회나 국악단 공연을 올려 보려 하지만 공연장으로 인정을 해주지 않기에 스스로 실내무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예진흥기금 선정자나 학점을 위한 발표회도 실내공연장 아니면 인정해주지 않기에 안타깝다.

꼭 실내공연장 티켓발행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서울은 남산한옥마을 대청과 마당도 귀한 공연장으로 인정해주기에 항상 전통음악이 울리며 공연자들의 정소 예약으로 이어져 그곳 한옥마을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공연주관처가 야외공연도 실적으로 인정해준다면 젊은 국악인의 예술향이 한옥마을 구석구석에서 퍼질 것이며 전주가 슬로시티 재인정 받는데 큰 역할을 할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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