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갈 것으로 생각하다가 지난달 난데없이 큰 혹한을 만났다.

전국적으로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 전북지역도 폭설과 한파로 어려움을 겼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이상 현상은 우리가 도외시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잊을만하면 또다시 반복되는 ‘불편한 진실’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석유나 석탄 등 인류의 무분별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전세계적에서 한파, 폭설,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급증하였다.

기상관측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지구 면적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의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40년 동안 북극의 해빙 면적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안에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루처럼 평균 고도가 낮은 섬나라들은 바다 속에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있다.

가히 ‘기후의 배신(또는 보복)’이라는 슬픈 용어가 생각나는 상황이다.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세계 각국들은 지난 1992년 브라질 리우에 모여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고, 매년 당사국총회(COP ; Conference of Parties)를 열어 구체적인 감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1)가 개최되어 신기후체제에 관한 합의문(Paris Agreement)을 채택하였다.

이번 합의는 종전 선진국 중심의 화석연료 감축 의무를 부여한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것으로 기후변화체제에 참여하고 있는 195개국 -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에 대해 감축 목표를 부여하고 있다.

20여 년간 진행된 지난 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서도 세계 각국들의 이해 관계가 달라 최종 합의까지 극심한 혼선을 보였고 마지막 순간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파리협정에서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유지하고 1.5℃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천명하였다.

에너지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고,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합의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파리협정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BAU(Business As Usual) 기준으로 온실가스를 37% 감축하겠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각종 에너지효율향상, 온실가스 감축 시책들을 추진하여왔다.

우리가 에너지 효율향상, 온실가스 감축을 도외시하여 상대적으로 감축 여지가 많다면 목표 달성이 용이하겠지만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이’ 사회 전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상황에서 추가적인 37% 저감 목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하고 체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지속가능한(Sustainable)’ 사회를 위하여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올해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8대 에너지 신산업 모델’을 선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에너지 신산업은 수요자원 거래시장, 에너지 자립섬, 발전소 온배수열 활용, 태양광 대여사업 등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문제해결형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이러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고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에너지 수요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각종 에너지 수요관리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세계적인 에너지 환경 변화와 정부의 정책목표는 곧 에너지공단의 경영 이념인 ‘국민과 함께 에너지의 가치를 높여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근본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존재 이유이고 나아갈 길이다.

기로에 선 대한민국의 선진국 도약을 위하여 다시 한번 정부∙기업∙국민 모두의 화이팅을 기대해본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 박관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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