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올랐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당연하다.

국민 대다수는 아마도, 처음에는 16강전에서 탈락하면 안 되는데…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 16강 그러다 8강 그리고 4강까지 갔다.

목표를 넘어선 결과가 나왔다.

한국 대표팀은 기적을 일으켰다.

월드컵이 끝나고 유력 경제인이 주최한 티타임 자리가 있었다.

여기에는 A 회장을 포함한 유지들이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월드컵 얘기가 나왔다.

참석자 중엔 “어쩌다 4강이 된 거지”, “주최국 프리미엄이 컸지”, “스페인한테는 사실 진 게임이야”라는 식의 얘기가 많았다.

또 다시 4강이 있겠느냐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

기자 생각도 비슷했다.

주최국에다가 운이 좋아서 4강이 된 거지, 또 4강 가겠어?그런데 A 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주변에서 저에 대해 자수성가했다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자수성가한 것 맞아요.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제가 놀랄 정도로 성공했습니다. 그건 꿈이 있었고 목표를 향해 계속 도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A는 계속했다.

“축구가 4강에 올랐는데,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다니요? 우리끼리 우리를 낮게 평가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 다시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다음에는 준우승 그 다음에는 우승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축구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A가 이른바 ‘바닥’부터 일어난 인물이어서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현재 처한 현실이 좋지 않더라도 도전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은, 좌중을 압도했다.

A가 재력가가 아니었다면 그의 말은 무시 당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 성공을 이뤄냈다.

모든 이가 입을 다물었다.

2014년 9월2일, 본지는 호남정치 복원 시리즈를 시작했다.

본지는 민주당, 즉 정통 야당의 지도부는 일단 호남이 주축이 돼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당도 필요하다고 봤다.

호남 정치가 복원돼야 전북의 미래가 열린다는 게 본지 편집국의 핵심 논지(論旨)였다.

전북 정치를 복원시켜야 대선 후보를 낼 수 있고 대선 후보가 있어야 전북이 강해진다- 이런 기조였다.

전북은 2007년 대선 후보를 냈다.

정동영 전 통일 장관이다.

당시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 경쟁은 치열했다.

역경을 거쳐 전북은 최초의 대선 후보를 갖게 됐다.

대선에서 패했지만 전북 정치는 한 단계 올라섰다.

정동영 패배 이후 전북 정치권에도, 도민들 사이에서도 월드컵 4강 이후와 비슷한 분위기가 생겼다.

“대선 후보가 또 나오겠어? 운이 좋아서 후보가 된 거지.” “쟁쟁한 인물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 전북 사람 중에선 끝났어.”전북 정치는 과연 끝이 났는가? 더 이상 대선 후보를 낼 수 없을까. 그렇지 않다.

꿈꾸지 않는 이들은 어쩔 수 없지만, 꿈을 가진 인사들은 전북을 이끌어가야 한다.

그래서 정동영, 유성엽, 김성주 3인에게 다시 기대를 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정동영은 또 한번 야권대통합을 통해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유성엽은 오래 전부터 대권 야망을 가져왔다.

총선에서 당선되면 그는 3선이 되고 내년에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할 것이다.

더민주 김성주 의원은 초선이지만 국민연금 기금본부를 전북에 유치시킨 일등공신이다.

전주병에서 정동영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경쟁은 현실이다.

DY와의 일전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그는 거물이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일개 국회의원에 머물 인물이 아니다.

그 역시 차기, 차차기 전북의 대표 주자로 키워야 할 정치인이다.

/김일현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