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2.2% 줄어들어 사상 최장인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2월 수출액은 364억 달러, 수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14.6% 감소한 290억 달러였다.

무역수지 흑자는 74억 달러로 49개월째 흑자를 나타냈으나, 14개월 연속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여서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수출 감소율이 지난 1월의 20.9%에서 눈에 띄게 낮아졌고 지난 1월 5.3% 감소했던 수출 물량이 2월에는 11.2% 증가로 돌아선 점이 다소나마 긍정적인 측면이다.

올해 들어 두 달이 지난 데 불과하지만, 수출의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올해 정부가 목표로 잡은 '교역액 1조 달러 탈환'은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나아가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3.1% 목표도 난망해 보인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8로 1월(100)보다 2포인트 떨어짐으로써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지난해 가계 소비성향이 71.9%로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도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계 부채가 1천207조 원으로 한 해 동안 122조 원이나 늘어나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이나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같은 충격적 사건이 없을 뿐 지금의 경제 상황은 그 당시와 같은 위기가 '우려'되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라고 하는 편이 합당할 것이다.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상천외한 묘책이 있을 수는 없다.

누구나 다 아는 해법, 즉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구조를 개혁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성을 기르는 것이다.

모든 경제주체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반발이나 고통이 두려워 미뤄뒀던 개혁조치들을 결연한 의지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구조개혁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지금의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변죽을 울리는 지엽말단의 대책으로는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책당국과 통화당국은 물론 주요 기업들까지 호흡을 맞춰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대담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경제정책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우물쭈물하다 실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김완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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