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동물학교 한 바퀴’

한국 서정시의 맥을 잇는 시인이자, 청소년을 위한 시집 ‘난 빨강’의 저자 박성우 시인이 유아와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시집 ‘동물학교 한 바퀴’(창비)를 내놨다.

책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나온다.

모두 동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동물 학교는 하루 종일 잠자기 공부만 하는 코알라, 깜깜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박쥐, 거꾸로 매달리기를 좋아하는 나무늘보, 시력 검사를 할 때 자꾸 목을 길게 빼는 거북이까지 50여 종의 동물이 다니는 곳이다.

박성우 시인은 동물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을 유쾌하고 상쾌한 분위기로 그려 낸다.

간결하고 유머러스한 동시와 다채롭고 따뜻한 색감의 그림이 어우러진 동시집이다.

동시를 처음 접하는 아이도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동시에 담긴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보여 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돕는 삽화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조윤민 ‘두 얼굴의 조선사’

무역선이 동서로 오가며 세계가 자본의 시대로 접어들던 시대, 네덜란드의 한 인문학자는 먼 동쪽에 철학자가 다스리는 이상국가가 있다고 말했다.

플라톤이 그렸던 유토피아처럼, 덕과 지혜를 갖춘 철인왕이 통치하는 나라가 있다고. 그곳이 조선이었다.

조선은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장기 존속 왕조로, 지혜와 덕을 논하며 학문을 업으로 삼은 선비들이 다스린 나라다.

그러나 그 실상은 어떠했을까. 양반 기득권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과 제도, 관료의 부패와 뇌물의 일상화, 참혹한 가난에 빠진 농민들과 군역을 피해 차라리 노비가 되기를 택하는 양인들. ‘두 얼굴의 조선사’(글항아리)는 철학자의 나라 조선에는 착취하는 이와 착취당하는 이, 두 계층만이 존재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착취의 정치가 500년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조선의 선비를 ‘권력기술자’로서 조명함으로써,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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