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변호사등으로 팀구성···출항부터 침몰까지 생생한 증언-기록 분석해 재현

‘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2014년 4월 16일,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해 낸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힘)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10개월 동안 방대한 기록과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2014년 4월 15일 저녁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항한 순간부터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배가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해 10시 30분 침몰할 때까지 101분 동안 세월호 안과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생하게 말하고 있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졌을 때 조타실 상황과 승객들의 모습,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도주한 선원들의 대화, 해경 경비정에 옮겨 탄 선원과 해경의 대화, 그 후 해경이 지휘부에 보고한 내용, 사고 소식을 들은 청해진해운이 감추려 했던 장면 등을 눈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냈다.

“살려주세요!” 단원고 최덕하 학생의 최초 신고를 받은 해경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서 세월호가 침몰할 때까지 무슨 일을 했는지, 현장 구조 세력과 교신하며 지휘한 해경 수뇌부는 무엇을 했는지도 세월호 사건 수사 및 공판 기록, 해경 지휘부와 구조 세력의 교신 내역, 영상 등을 분석해 퍼즐 맞추듯 구성했다.

서로 구명조끼를 챙겨 입히고, 약한 사람들을 먼저 배 밖으로 내보내고, 사력을 다해 구조 요청을 하고, 서로 이름을 부르며 공포의 시간을 견딘 승객들의 마지막 모습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았다.

마지막 침몰 순간까지 승객을 구한 건 해경이 아니었다.

일반 승객들과 민간 어선, 어업지도선이었다.

해경은 스스로 탈출한 승객을 배와 헬기에 태워서 보냈을 뿐,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

이들의 모습은 사활을 건 일반 시민들의 구조 노력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2015년 봄, 한 아버지와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박수현 학생은 참사 당일 세월호 B-19 객실에 있었다.

그는 15분여 동안 세월호의 마지막 순간을 휴대전화 동영상에 담았다.

소금기 걷힌 휴대전화에서 동영상을 발견한 아버지 박종대 씨는 이를 수현이가 남긴 숙제로 생각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세월호에 대한 기록을 모았다.

매일 새벽 3시, 아들의 책상에 앉아 기록 더미를 읽어 내려갔다.

세월호 관련 재판이 진행될수록 아버지의 기록은 쌓여갔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은 1970~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 간첩으로 조작되었다가 재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밝혀내고 손해배상을 통해 국가 책임을 추궁하는 데 성공한 이들이 만든 ‘진실의 힘’이라는 단체가 아버지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진실을 밝히는 길이 얼마나 고된지 몸으로 알고 있기에 ‘진실의 힘’은 박종대 씨에게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후 사건을 취재해온 한겨레21 정은주 기자, 20대의 젊은 박다영 씨, 박수빈 변호사, 박현진 씨가 참여해 팀이 꾸려졌고, 이들은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평범한 시민의 눈을 조명탄 삼아 깊은 바다,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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