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여 년간 인류의 에너지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다양한 2차 에너지 중에서 전기는 이동과 관리가 쉽고 사용량의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 장점으로 열이나 기계적 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가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전기는 저장이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에너지이다.

순간 사용량을 제외 하고 남는 전기는 흐르는 물처럼 버려지는 것이었지 저장 후 다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소량의 전기를 건전지에 저장하여 손전등에 불을 밝히거나 대용량의 전기 저장이 가능한 양수발전(Pumped Hydro) 방식이 고안되기는 했으나 활용도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또한, 늘어가는 전력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보이던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도 예전 같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주요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원전을 늘이려 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운영되는 원전도 웬만하면 활용을 최소화하려 한다.

필요한 전기의 절대 수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고품질의 전기를 저렴하게 만드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국가적 절전운동도 한계가 있다.

남는 전기를 저장하고 재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이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란 불필요한 잉여 전기를 저장하였다가 전력망에 연계하여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으로 전기 공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생산 에너지를 기준으로 전기저장시스템과 열저장시스템으로 분류된다.

또한 저장형태 또는 방식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 전자기적 방식으로도 된다.

ESS의 장점은 이미 널리 알려졌을 만큼 명확하다.

첫 번째, 피크 수요 시점의 전력 부하 조절이 가능하다.

ESS는 전기를 저장한 후 필요 시 공급하여 전력 계통의 운영 효율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전력 품질 저하를 방지한다.

전기의 돌발적인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주파수를 조정하여 전력망의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세 번째, 돌발적 정전에도 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을 한다.

ESS는 정전 시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정보통신 환경이 고도화되면서 단 몇 초 만의 정전으로도 데이터센터, 정밀 제조 설비 등 치명적인 손실이 발생하는데, ESS는 단기간 비상 전력을 공급하고 장기 정전 시에는 자체적 기동 전원 역할까지 전력 계통 비상상황을 대비해준다.

최근 3~4년 들어 ESS 프로젝트 수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진행된 ESS 프로젝트는 2010년을 전후로 큰 폭의 양적 성장을 보여 주고 있다.

3~4년간에 진행된 프로젝트 수는 전체 프로젝트 중 반절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ESS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로서 기술 신뢰성과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노력이 요구된다.

경쟁 우위에 있는 ICT 기술과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ESS시장창출에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글로벌 ESS 시장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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