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 ‘헛디디며 헛짚으며’

오랫동안 전북지역에서 활동해 온 정양 시인이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모악)을 펴냈다.

정 시인은 한국작가회의의 젊은 후배작가들이 마련한 ‘아름다운 작가상’의 제1회 수상자며, 창비가 제정한 ‘백석문학상’의 제7회 수상자이다.

현재는 우석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같은 이력은 정양 시인이 소리 없는 내공의 소유자라는 걸 증명한다.

이번 시집은 정양 시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어떤 구절을 읽을 때는 온몸이 쑤시다가도 어떤 구절을 읽을 때는 싱긋벙긋거리게 된다.

현실과 맞서고 그것을 기록하려는 시인의 눈길은 마음이 뚫리는 희열을 느끼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정양 시의 마력이다.

시인과 같이 근무하고 있는 안도현 시인은 “시의 절정에서 흘러나오는 눈부신 쓸쓸함은 바르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고행의 모습인 것이다”고 평하기도 했다.

 

백두리 ‘나는 안녕한가요?’

무겁게만 느껴지는 생활과 인간관계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외로움에 지쳐간다.

불안하고 힘겨운 이 삶을 미소로 버티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다.

이런 지금의 나를 가장 솔직하고 가장 따뜻하게 위로하는 백두리 작가의 그림과 글, ‘나는 안녕한가요?’(생각정원)

저자는 그림과 책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벗어나 작품들의 속마음을 꿰뚫어 자신만의 그림과 글을 통해 현재의 나를 위로하고 응원한다.

나를 돌아보고 위로하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며 사랑하기.

‘나는 안녕한가요?’는 나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에 대한 위로이자 성찰이기도 한다.

저자는 진정한 나를 만나 스스로를 응원하고 안아주자고 말한다.

내 곁을 지키는 사람들과 행복에 대해 돌아보고, 설렜지만 아픈 그러나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사랑을 보듬어보자고 이야기한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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