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귓전을 울리던 고성능 앰프의 음악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던 소리가 멈추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화제가 되었던 총선의 이야기도 이제 결과에 따른 희비의 교차와 함께 점차 삶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예측한 예상을 훨씬 빗나간 결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필자 역시 한 동안 어리둥절했다.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의 참패와 지역적으로는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참패와 국민의당의 도약 그리고 전주에서의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은 예상을 뛰어넘은 결과였다.

과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은 무엇인가. 현 정부의 민생경제의 실패로 인한 민심이반일까. 민생경제의 실패로 말하기에는 너무나 큰 예상을 빗나간 결과였다.

필자의 생각에 민심은 정의의 요구에 의한 반동이라는 느낌이 든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흥행 성공을 이루었던 베테랑, 리멤버, 내부자 등 작품들의 내용이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 하는 것들이었다.

과학 문명의 급격한 발전, 그에 따른 문화의 변화를 통해 삶의 질의 현격한 차이를 이루어 빈익빈부익부의 패턴이 심화되고 금수저와 흙수저의 논리가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보편화된 문화로 자리 잡아 때론 유전무죄무전유죄의 약자로 전락됨에 대한 대리만족의 현상처럼 생각된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집권여당에 대한 민의는 공천과정에서 벌어진 자중지란에 대한 실망이 분노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연된 후보자 공천과정에서 터져 나온 이슈들이 크게 부각되고 국민들의 생각 속에 각인되어 그대로 투표에 반영된 것인 듯하다.

그 과정에서 나온 친박과 비박과의 내분들은 필자 역시 유쾌하지 못한 소식들이었는데 모든 국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한편 생각하면 조금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국가는 세계경제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으로 대치되어있는 전쟁 위험을 가진 나라,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 수출주도형 산업에 의존된 나라는 지탱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런데 지난 19대 국회는 역대 국회 중에서 가장 무능한 국회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일하지 않고 세비만 챙겨간 입법의원들의 집합체였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글로벌경제의 어려움 가운데 자구책을 위한 국가 개혁정책의 법안에 발목을 잡는 곳이 국회였다.

어쩌면 이러한 환경을 바꾸고 싶은 강한 의욕에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국회에 채워 변화를 이루려는 시도가 지나치게 개입되어 불편한 존재를 제거하고 친정부 인사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19대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도 친박계 인사들이 배제되었을 때 친박계 인사들이 분노하고 친박연대를 통해 대응했던 기억을 모두가 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정당하지 못하다고 여긴 그 일을 스스로 자행한 것이다.

대통령은 발목 잡는다고 국회만을 탓하지 말고 국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시도가 얼마나 있었는지도 생각했어야 했는데 소위 말하는 불통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소통을 하지 못한 것도 자인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총선의 결과는 집권당의 무능함과 대통령의 지나친 공천개입의 시도에 따른 자업자득이다.

국민들이 더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제1당이 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절반의 승리라고 말하듯이 공천파동을 통해 실망한 국민들의 분노가 더민주당을 향했을 뿐이어서 얼마만큼은 어부지리였다고 표현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 동안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더민주당의 호남에서의 참패와 짧은 기간에 당을 만들고 조직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당을 앞선 것은 그것을 반증하는 것이 된다.

이제 국회는 여소야대로 이루어졌다.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을 때도 국회는 공전(空轉)을 거듭했는데 과연 20대 국회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염려가 된다.

그러나 최근에 야당 대표와 측근들의 발언을 통해 나왔던 내용들이 조금은 희망을 가지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0일 정부에 대해 "우리 경제 구조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해서 과연 현 경제구조가 대한민국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인식을 가진다면, 본질적 구조조정에 들어가 보다 적극적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하면 대량실업이 자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실업문제를 자연히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사전에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서 실업기간 생존의 문제라든가, 일정기간 지나면 다른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는 교육 등을 철저히 준비해서 우리나라 산업 체질이 보다 더 상승할 수 있도록 근본적 구조조정을 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그와 같은게 제대로 이뤄진다면 더민주도 적극 협조를 아끼지 않을테니 정부가 심사숙고해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을 위한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청문회 제안으로 ‘정권 심판론’이 부상하자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방산비리, 자원외교 논란 모두 국회에서 정치 싸움만 일으킨 것들”이라며 “정치공세하고 선명성 경쟁만 하던 야당의 모습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당 만들어 줄 테니 정쟁하지 말고 문제 해결하는 국회 만들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확인한 민의”라며 “총선 결과에 들떠서 일부 극렬 지지층만 바라본다면 더민주의 친노(친노무현)·운동권 패권주의와 다를 게 뭔가”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도 “국민의당 콘셉트는 ‘일하는 국회’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이고, 이것이 앞으로 당의 중심 전략 기조가 돼야 한다”며 “잘못할 경우 금세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대외경제 환경이 우리나라의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 3당 체제를 이루고 있는 정치적 현실 속에서 국가의 미래와 이익을 위한 상호협력체제를 만들어 발전할 수 있는 20대 국회를 기대해 본다.

/강태문 전주 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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