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송

/여산중학교 교장

6년 전 교육전문직원으로 근무할 당시, 나는 미국과 캐나다를 공무 국외 연수 목적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그 연수 일정의 하나가 재미 동포 ‘수지 오’라는 분이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LA 3가 초등학교 견학이었다.

나는 그 학교 교장실 한 모퉁이에 타이핑해서 걸어 놓은 ‘Terrific Teachers + Supper Staff = Great School’ 문구를 보았는데 그 문구가 내 마음 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흔히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이고, 최적의 교육 시설과 환경을 갖추어야 하며, 적정 규모의 학교 조직과 학급을 유지하는 일, 교수 매체를 활용한 교수 학습 지도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교육비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하곤 한다.

연수 때 본 문구 깊은 인상

그리고 현재 학교교육이 지닌 많은 문제점은 교육비 투자가 부족하고 그로 인해서 이들 요인들이 교육 현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농어촌 소재 학교는 저출산 영향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급격한 감소 추세에 있고, 교육비 투자로 상기에서 언급한 다른 요인들도 많이 개선되어 과거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학교교육의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과거에 비해 뚜렷하게 나아졌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다.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2013)에 의하면, 혁신학교가 학교효과성이라는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교사․학생․학부모가 민주적 학교운영과 학생의 학교생활 행복도라는 측면에서 혁신학교의 효과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교육비 투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뚜렷한 교육목적, 교직원의 전문성, 의사결정구조, 구성원의 의욕, 분위기, 학교 및 학급의 문화풍토, 교사의 교직에 대한 애착 등의 요인이 학교교육의 생산성에 더 큰 효과를 발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교육재정은 학교교육의 생산성 향상에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교교육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혁신학교 소기 성과 거둬

첫째, 교육공동체의 참여적 의사결정 과정을 중시하는 민주적인 학교운영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장의 유연한 리더십 발휘와 건강한 교육철학이 요구된다.

둘째, 교사가 학교경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교 문화 형성을 통해 교사의 교직에 대한 애착심을 고양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직무만족도는 교사의 자존감, 민주적인 의사결정, 소속감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교사의 교육 전문성 향상과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한 자기 연찬 기회를 지속적으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주체 간 소통과 협력이다.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며, 학부모와 교사가 협력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에 대한 사랑, 학생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야 하며,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학교가 함께 학생들의 교육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 필요

다섯째,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에 있어서 교사의 열정과 정성,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교원의 따뜻한 말 한마디, 시선, 관심 등은 특별한 시간이나 돈을 쓰지 않고도 학생이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촉매가 될 수 있다.

학교장이 된 지 1년 8개월이 되어 간다. 학교장으로서 좋은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기 성찰을 하면서 재미 동포 ‘수지 오’라는 분이 교장실에 걸어 놓은 그 문구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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