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호

/황실문화재단 전주시지회장

교동한옥마을은 2010년도에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에서 치따슬로(citta slow)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운동으로 느린 삶,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10개 도시가 가입했는데, 그 중 신안군의 증도, 완도군의 청산도, 담양군의 창평, 하동군의 악양 등이 유명하다.

한국의 전통건축물인 한옥이 800여 채 밀집되어 있는 교동한옥마을은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관광코스로 유명해졌다.

이곳은 1시간에 오천원, 3~4시간에 만원하는 생활한복에서부터 기생한복, 커플한복 등을 빌려 입고 한복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곳이다.

6년이 지난 지금, 한옥마을의 문제점이라 하면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조용히 눈으로 감상하고 체험하면서 도시풍경을 음미하면서 즐기는 것인데, 슬로시티지정에 대해 무색할 정도로 길거리 상업화 되어 있어 그 취지가 퇴색해져 가고 있다.

교동의 한옥마을은 한옥의 건축미와 삶의 공간, 돌담길의 골목길을 거닐면서 그 장소의 역사성 그리고 지역 맥락성을 공부하면서 한옥마을의 진면목을 느껴야 하는데, 지금의 현황은 한복과 기생복을 입고 셀카로 사진찍는 먹자골목길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먹고 마시는 유흥지역에서 벗어나 조선 500년 역사를 체험하고 그 역사성을 고찰하면서 질서있는 차분한 지역이 되어야 하겠다.

또한 지금의 한옥마을에서 외연을 넓혀 교동과 연계된 남문과 고사동의 영화의거리에서 전주천변을 따라 덕진공원, 동물원, 대학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만들어야 한다.

교동에 한정된 관광객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도로의 가로환경 변화와 상가의 파사드(FACADE)를 리노베이션하여 걷고 싶은 도로로 조성해줘야 한다.

시끌벅적한 교동의 한정된 관광객을 덕진공원과 동물원, 서곡의 황방산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도로변의 풍경과 이벤트 거점공간을 확보하여 도심 외곽까지 끌어당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셔틀버스 운행도 중요하지만 가로환경물(Street Furnitue)의 보행로를 재구성하고 상가 파사드를 전주역사성에 맞는 입체성으로 변화시켜 도심의 가로공간을 활성화 해야 한다.

특히 교동의 도로에 포장한 것처럼 화강석 깔기와 물도입, 그리고 천년전주를 상징하는 벽화를 재구성하여 관광객을 자연스럽게 외곽으로 흘러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전주천변의 메타스퀘어 가로수와 버드나무 소재를 잘 활용하여 가로수 밑으로 다니는 보행자들에게 시각의 즐거움과 걷는 쾌적성을 제공해야 한다.

다가동 천변쪽의 가로수길을 방부목이나 칼라있는  보도블럭으로  깔아  중간중간에 벤취를 설치하여 보행의  즐거움과 담소의  장소를 마련해줘야  한다.

지금의 교동한옥마을에만 볼거리, 먹을거리가 한정되어 있어 그곳을 벗어나면 도심이 한가해짐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교동의 외래인구를 외연으로 확장하게하는  시스템을  연구하여 관광객을  분산시켜야  한다.

가로공간의 쾌적화 방안이 교동에만 집중화되어 있는 관광객을  시외곽으로 확장시키는 유일한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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