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취지 살리되 세밀한 보완 필요
'김영란법' 취지 살리되 세밀한 보완 필요
  • 김완수
  • 승인 2016.05.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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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경제부장

국민권익위원회가 논란이 많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9일 입법 예고했다.

법이 제정되고 1년 2개월, 법 시행 4개월을 앞두고 나온 시행령안이다.

김영란법은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영역이 포함된 것을 놓고 위헌 논란이 일어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법 시행 시 소비가 위축돼 내수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이 논란 때문에 공무원 등에게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의 목적으로 허용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상한액 등을 정하는 시행령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시행령안 주요 내용을 보면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 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에서 규정한 3만 원의 상한액을 유지한 것이다.

또 공무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 상한은 5만 원으로 정했다.

경조사 비용은 행동강령에서 규정한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렸다.

외부강연 사례금의 상한액은 먼저 공직자의 경우 장관급은 원고료 등을 포함해 시간당 50만 원, 차관급은 40만 원, 4급 이상은 30만 원, 5급 이하는 20만 원으로 정했다.

그리고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교원은 민간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직급별 구분 없이 시간당 100만 원까지 사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해 법 시행일(9월 28일)에 맞춰 8월 내로 시행령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영란법은 몇 차례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가 2년여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입법작업이 가속화돼 지난해 3월 제정됐다.

이 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연간 300만 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공직자 등의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아 정부의 신뢰도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엄격한 법 제정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점이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까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그간 관행을 깨는 획기적인 내용인 만큼 충분한 보완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행령안 입법예고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법의 취지는 살리되 미비점을 보완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세심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당장 이날 시행령안이 발표되자 축산업계와 화훼농가, 유통업계 등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의 부작용을 언급했지만 여야는 일단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사건의 심리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언론사와 사립학교를 '공공기관'에 포함해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언론·사학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가리는 사건의 심리를 9월 법 시행 이전에 마칠 계획이다.

헌재가 일부 조항에 위헌 판단을 하게 되면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영란법이 당초 취지대로 과감한 비리 척결로 공직사회를 일신하는 힘을 발휘할지, 아니면 시행도 못 하고 표류할지는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달려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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