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척도 화장실(解憂所)
문화의 척도 화장실(解憂所)
  • 김완수
  • 승인 2016.05.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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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라인 종합건축사 사무소 대표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자’ 모 한의사가 출간한 책 이름의 부제 였다.

직설적이긴 하지만 수면부족, 변비 등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건강유지법은 없는 듯하다.

우리 속담에 측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생리현상을 처리한 곳의 악취는 대단했고, 이는 호사의 극치를 이룬 베르사이유 궁전도 마찬 가지였기에, 무도회라도 있던 다음날에는 주변 모두가 오물을 피하기 바빴다 한다.

수세식 화장실은 5,000년 전 인도의 모헨조다로 유적이나, 이후 바빌로니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로마시대에는 납관을 이용하여 가가호호에 상수도를 보급하였고, 이 물을 이용하여 수세식 화장실을 꾸미고 암거를 통하여 강이나 바다로 흘려보냈다.

방글라데시는 지금도 강물 위에 화장실을 두어 흐르는 물에 분뇨를 보내고 있다.

이후 수세식화장실을 1596년 영국의 하링튼경이 발명했으나 냄새가 역류했고, 1775년 의 개량품은 템즈강을 완전히 오염시켰다.

제대로 된 가정용 화장실의 보급은 1852년 미국의 바논산 위에 지은 호텔화장실이었으며, 한국에는 일제시대 관청건물과 민간백화점에 설치되었다.

지금은 변소 대신 화장실이란 고상한 이름으로 수세식화장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공중화장실은 반드시 수세식으로 해야 한다는 법이 발효된 것이 1977년도이니 불과 30년 전으로, 80년대 초만 해도 독립주택가에서는 분뇨차로 인해 역한 냄새가 진동하였다.

올림픽을 전후해 진보한 우리의 공중화장실은, 월드컵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이 되었다.

화장실이 그 나라의 문화척도라면 단연 1등 국가이다.

그러나 계획각론에서 대소변 비율 등을 배웠음에도 통상 남녀의 대변기수를 똑같이 함으로써 근본적으로 여성의 변기수가 반감되고, 배려한 경우라도 모든 변기수가 1:1이 채 되지 못하였다.

정부는 여성의 화장실 체류시간을 감안하여 여자화장실의 변기수를 1,5배 더 많게 하여, 기다림이 없게 법 규정을 개정하였고, 요즘 실무에서는 2배 이상으로 여성 화장실의 변기수를 많이 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관광지에 여성전용 화장실을 별도로 두는 경우를 보곤합니다.

올림픽과 함께 아파트문화의 썰물같은 유입으로 고정된 큐빅 화장실은 앞으로 더 변해야 할 것 중 하나이며, 욕실, 화장실, 세면실을 하나로 쓰는 우리의 문화도 각각 분리하여 쾌적하게 사용 했으면 좋겠다.

사용자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 하겠지만 건축가들이 먼저 본를 보여 본다.

화장실 용어 중 서양에선 쉼터인 레스트 룸(Rest room)이 가장 고상하나 단순한 쉼터보다 ‘근심을 푸는 곳’이란 우리의 해우소(解憂所)가 얼마나 멋진가.

이런 화장실 이름을 가진 나라에 걸 맞으려면 아마도 여자화장실이 남자의 두 배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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