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 송승헌-유역비 주연 멜로영화 동명소설원작 중국 132억원 흥행 아름다운 영상-낭만적인 음악 더해

"멜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절제미와 격도 갖춰야 합니다. 다른 영화와 똑같이 촬영하는데도 몸무게가 더 빠지죠."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의 감독 이재한은 10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중국 멜로영화 '제3의 사랑'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멜로영화와 전쟁·스릴러·누아르 영화는 극과 극"이라며 이같이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멜로는 극단적 상황이 마음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으면서 보여주기 연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제3의 사랑'은 부와 명예를 가진 남자 임계정(송승헌)과 당당하고 솔직한 변호사 추우(류이페이)의 아릿한 사랑을 그린 중국 멜로 영화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개봉해 7천300만위안(약 132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특히,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송승헌과 류이페이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 감독은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징후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면서 "스캔들이 터진 날 알게 됐고, 파파라치 영상에 내 모습이 많이 나왔으나 그날도 나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배우의 사생활이고, 소중한 감정이라 존중해주고 싶다"면서 "두 배우 모두 내게 미리 얘기 하지 않아 미안하다는 말을 개별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제3의 사랑'은 이 감독 특유의 감성 멜로적인 색채가 녹아든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작품이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 미남·미녀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가 영화의 낭만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이 감독은 "송승헌이 지닌 귀족적인 이미지와 매너, 성격이 캐릭터와 잘 어울려 캐스팅했다"면서 "류이페이는 사석에서 자신이 지금껏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극 중 중국인 배역을 맡은 송승헌은 중국어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이 감독은 "송승헌이 아직 중국어를 잘하지 못해 한국어로 연기하고, 이를 모두 중국어로 더빙했다"고 밝혔다.

더빙은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 전문 성우가 맡았다. 이 감독은 자신의 전작 가운데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던 정우성·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상당히 많은 중국인들이 봤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제3의 사랑'은 중국영화답지 않게 영상이 아름답고, 세련되며, 도시적이고, 낭만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 그건 감독으로서 당연히 해야 했던 작업이었다"면서 "그것보다는 중국 관객들에게 멜로 영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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