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위한 법제도의 아쉬움
소비자를 위한 법제도의 아쉬움
  • 김완수
  • 승인 2016.05.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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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최근 가습기 살균제사건으로 인해 사회이슈가 되어 연일 메스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해 14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 일일뿐 아니라 사건의 당사자인 주요 제조사의 미온적인 태도로 더욱 국민들의 불편한 마음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많은 신문의 사설과 칼럼을 통해 비판되어온 사건에 필자도 조금 더하고자 한다.

일본의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가 49명으로 한 지역을 휩쓴 지진으로 인한 인적 피해보다도 더 많은 사상자를 만든 사건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가습기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가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것을 넘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너무나 안전에 대해 무책임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 때 가습기 사용이 세균 감염으로 인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특히 노약자들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곳은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유명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은 안전에 대한 검증을 마친 것으로 어린아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기록된 상표와 함께 판매하였다.

그런데 그러한 안전기준에 대한 내용이 눈속임이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세월호사건 이후 국가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안전 불감증이란 말로 사회전반에 안전의식에 대한 인식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후진국형 안전의식 가운데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배경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법제도가 소비자 보호보다는 생산자 위주의 치우침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얼마 전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베이비 파우더가 난소암을 유발할 수 있음이 인정되면서 거액의 ‘징벌적 배상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베이비 파우더는 피부에 잘 흡착되는 광물인 탈크(talc), 즉 활석 가루가 주성분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에 사는 글로리아 리스테선드 씨는 지난 40년간 베이비 파우더를 여성위생에 사용하다가 5년 전 난소암 진단을 받은 뒤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지방법원은 베이비 파우더와 난소암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 존슨앤드존슨이 리스테선드에게 5천500만 달러, 우리 돈 6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여성 고객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한 존슨앤드존슨(J&J)의 결정에 대한 것으로 배상액 가운데 500만 달러는 피해 보상에 해당하고 그 10배인 5천만 달러는 악의적인 가해자에게 적용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해당한다.

존슨앤드존슨이 활석 가루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파우더의 성분을 바꾸거나 위험을 경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YTN 뉴스) 아직 항소중인 사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판례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의 판례들이 많이 나온다.

이 판례를 보는 사람들은 어쩌면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인해 부러운 생각을 가질지도 모른다.

146명이라는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그에 따른 제조사의 태도가 지금과 같은 미온적인 태도를 절대 가지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 ‘제조물책임법’이 있다.

어떤 제품의 안전성이 미흡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제조 기업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한 법률이다.

통상 제품에 결함이 발생했을 때 수리, 교환, 환불은 제조자의 기본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제조물책임은 제품의 결함으로 발생한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까지 공급자가 부담하는, 한 차원 높은 손해배상제도다.

예를 들어 전기장판의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소비자가 제조업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물의 결함만 입증하면 전기장판메이커가 무거운 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제조업체가 결함상품을 만들지 못하게 무거운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제조물책임은 1960년대 미국에서 판례로 적용되기 시작한 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EU가맹국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필리핀, 호주, 중국은 1992년 7월, 일본은 1995년 7월부터 제조물책임법을 시행하였다.

한국에선 2000년 1월 제조물 책임법이 제정돼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사상식사전, 박문각)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미국과 같이 제조사에 대한 책임을 크게 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제조 판매 회사에 대한 징벌적 피해보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피해보상으로 인해 기업이 가지는 부담을 너무 지나치게 하지 않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비용부담을 위해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판매되는 제품에 포함되어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기 때문에 기업이 여론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경우 어려움을 당할 수 있지만 단지 보상차원에서는 어려움이 될 것이 없다.

이제는 이러한 법제도에 얼마만큼은 변화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이 단지 국내용에 제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제국에 수출이 되고 있고 그 제품은 그 나라의 법에 저촉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곳이 많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유수의 나라들이 가진 법제도에 적응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 “제조물책임법 전면 개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안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행 제조물책임법이 2000년에 제정됐고 16년 사이 한번 개정됐지만 이는 법률용어를 쉽게 바꾼 데에 그쳤다”며 “실질적인 개정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이 법은 사문화 길로 접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불매운동의 확대일 것이다.

이제 법제도에 대해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얼마간의 수정을 통해 소비자들을 보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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