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록을 28번이나 경신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34•러시아)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위해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에 '잠정적인 국제대회 출전 불가' 처분을 내렸다.

6월 18일 열리는 IAAF 이사회에서 징계를 해제하지 않으면 러시아 육상선수들은 리우 땅을 밟을 수 없다.

이신바예바는 이에 강하게 맞섰다.

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과 화상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IAAF 이사회에서) 러시아에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개인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인권의 문제다. 소송을 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실력과 빼어난 용모로 '미녀새'라는 별명을 얻은 이신바예바는 올림픽에서 두 차례(2004년 아테네•2008년 베이징)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2005년 헬싱키•2007년 오사카•2013년 모스크바) 정상에 올랐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경기에 나서지 않던 그는 2014년 첫 딸을 낳고 결혼식을 올렸다.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았던 이신바예바는 2015년 2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신바예바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나는 열심히 훈련했다. IAAF의 극단적인 선택 때문에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면 개인에게 너무 잔인한 일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그는 "금지약물복용 의혹을 받는 선수 때문에 왜 나같이 열심히 훈련한 선수가 고통받아야 하는가"라며 "IAAF가 공정성을 가지고 이번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육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3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 육상은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뒤에도 반도핑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금지 등의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WADA는 또 4월 러시아 반도핑기구 자격을 정지했다.

IAAF도 6월 회의에서 '징계 유지'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육상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WADA가 지난해 10월 "러시아 육상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를 시도했다"고 발표하자 IAAF는 한 달 뒤 "모든 러시아 육상선수의 올림픽 등 국제대회 출전을 잠정적으로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번에 IAAF가 이사회 개최 시점을 6월 18일로 잡은 것도 WADA의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러시아 육상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이신바예바가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했지만,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리우 땅을 밟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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