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모    

/국제라이온스협회 전북지구 총재

작년 11월 초 캐나다의 젊은 신임 총리 쥐스탱 튀르도는 남성 15명 여성 15명, 남녀 동수로 구성된 새 내각을 발표했다.

새 내각의 공식 출범 기자회견에서 “동등한 성비를 중요하게 고려한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튀르도 총리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2015년이니까요(Because it's 2015)”  

남녀 동수로 구성된 내각은 캐나다 튀르도 정부가 최초는 아니다.

이미 2006년 칠레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미첼 바첼렛이 세계 최초로 내각을 남녀 동수로 구성한 적이 있으며, 2012년 프랑스의 프랑스와 올랑드 대통령도 남성 장관 17명, 여성 장관 17명으로 구성된 양성 동수 내각을 구성한 적이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보수 진영의 상대 후보였던 사르코지 후보 또한 남녀 동수 내각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었다.

작년 출범 당시 아베 내각의 여성 각료 비율 또한 특기할 만하다.

아베 내각은 2001년 고이즈미 내각 이후 최초로 5명의 여성 각료를 임명함으로써, 내각에서 여성 각료 비율을 30%에 맞췄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새로운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올해는 대만에서는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총통에 당선됨으로써 최초의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2008년 대선에서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부패로 낙마해 민진당이 위기에 처해 내부의 혁신 요구가 들끓었을 때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던 당 주석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차이잉원 주석은 3년 간 당내 파벌들의 갈등을 잠재우고 9차례 선거에서 7번을 승리해 민진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차이잉원 주석은 2012년 6% 포인트 차이로 대선에서 실패한 후 두 번째 도전에서 총통으로 당선됐다.

세계는 양성 평등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

아니 이미 변화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큼은 시대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 11월 WEF(세계경제포럼)은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Global Gender Gap Report 2015)‘를 통해 우리나라의 양성평등 수준을 145개 조사대상국 중 114위라고 발표했다.

물론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우리나라의 성 평등 수준이 이전에 비해 개선됐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현 대통령의 개성이 여성이라는 특수성보다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향수라는 특수성에 기대고 있음을 부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WEF 보고서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경제활동 참여와 기회 순위가 125위, 교육과 정치 권한 부문이 102위, 101위였다는 지점이다.

경제와 교육, 정치 활동은 모두 사회적 지위를 구성하는 부문이다.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는 ‘유리천정’을 세계인들에게 들킨 느낌이다.

  지금 전북 여성을 위시한 여성계는 20대 국회에서 최초의 여성부의장이 탄생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

30% 지역구 여성할당제도가 권고 조항인 한계에서도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26명의 지역구 여성 의원이 탄생했다.

19대 국회에서 여성 지역구 의원이 19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숫자이다.

국회부의장은 정치적 합의를 통해 인선하는 것이 관례이다.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의 노력과 성과에 발맞춰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때이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전체 각료의 절반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힐러리는 이를 “미국 사회와 어울리는 내각”이라고 칭했다.

우리 정치도 이제는 시대에 부응하는 대안 제시를 해야될 때이다.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와야 그리고 양성간에 소통,화합,존중이야 말로 얼마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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