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감독 사퇴 찬반논쟁발생 정상적 운영 감독책임지고 부재시한 일··· 동정론 높아

▲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24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구단 관계자의 심판 매수와 관련한 사과 회견을 하고 있다.

“모든 사태는 감독에게 책임이 있다. 팀을 맡고 있는 감독으로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느끼고 있다. 사태 추이를 보고 이 자리에서 다시 말하겠다.”

24일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지난 2013년 심판에게 거액의 현금을 줬다는 혐의로 전북현대 스카우터 C씨가 부산지검으로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만약 수사결과 심판매수로 드러날 경우 전북은 중징계에서 피할 수 없게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심판매수 등의 행위는 제명, 하부리그 강등, 1년 이내 자격정지, 10점 이상 승점 감정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전북현대가 10년 넘게 이룬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최강희 감독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사실상 사퇴의사를 간접적으로 비췄다. 파장이 커지기 전에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 감독의 사퇴의사 표현에 찬반논쟁이 강하게 불고 있다. 찬성여론은 지도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감독의 사퇴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반면 사건이 일어난 당시 최 감독은 전북현대를 떠나 있는 상태고, 전북현대를 명문구단으로 만든 점 등 동정론도 강하게 일고 있다. 여기에 구단에 남아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론도 만만치 않게 제시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2012년 전북을 떠났다. 국가대표 감독을 반강제적으로 맡으면서다.

당시 국가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했지만 최 감독이 떠난 전북현대는 결과가 정 반대였다. 감독대행이 이끈 전북은 2013년 초반까지 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1년 우승팀의 면모는 찾을 수 없는 상태였다. 돌아온 최 감독도 ‘팀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사건은 이 때 발생했다. 감독의 부재 속에 부담이 커진 C씨는 그릇된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2013년 심판 2명에게 총 500만원의 현금을 줬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전북은 부랴부랴 관련 대책을 내놨고 결국 사퇴가 예고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 문제는 감독의 부재 속에 벌어진 일에 대해 최 감독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최 감독은 2006년 전북현대에 부임한 이후 팀을 명문구단으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누가 무어라 해도 이견이 없는 내용이다.

여기에 ‘봉동이장’이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지역친화적 노력을 꾸준하게 벌여왔다. 구단 역시 지역밀착 마케팅을 통해 구단과 도민을 하나로 묶었고 축구 꿈나무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금의 전북을 만든 사람이란 것이다. 이런 마당에 최 감독의 사퇴는 지나치다는 것이 지역의 목소리다. 책임론 사퇴가 능사는 아니다란 이야기다.

팀의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팀을 다시 추스르고 정상적 운영 역시 ‘책임’이란 것이다. 만약 최 감독이 떠난다면 전북현대 앞날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약 1년 넘게 비었던 그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때문에 떠나는 것보다 남는 것이 오히려 그의 책임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전북현대 홈페이지엔 이같은 내용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 모씨는 “뭉쳐서 난관을 헤칠 길을 모색하자. 강등이든, 승점 감점이든, 트로피 반납이든 서로 보듬어주고 위로하며 고쳐나가자”는 의견을 밝혔다.

김 모씨는 “사퇴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재발방지와 대책마련이다”며 “차라리 강등되고 사죄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더라도 사퇴는 결사반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송 모씨는 “사퇴한다고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남아서 다시 전북현대를 재건축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사퇴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겠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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