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주관적 편파보도 등 나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현명한 독자가 되는 법

'나쁜 뉴스의 나라'  

조윤호- '미디어오늘' 기자

우리는 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매일같이 단독, 속보 등의 뉴스가 떠오르고, 호기심에 이것을 열어보곤 하지만 맥 빠지는 기사가 허다하다.

또한 기사를 100% 신뢰하기도 힘들다.

언론사, 기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편파적인 보도가 넘치고, 소수의 여론이 마치 전체인 것처럼 호도되기도 한다.

또한 그것이 진실인 마냥 세뇌를 시키기도 한다.

조윤호의 <나쁜 뉴스의 나라>(한빛비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나쁜 뉴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저자 조윤호는 매체비평언론인 ‘미디어오늘’의 정치사회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개념찬 청춘>, <보수의 나라 대한민국> 등이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대중들이 좋은 뉴스를 골라볼 수 있고, 나쁜 뉴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물타기’는 언론이 가장 빈번하게 쓰는 수법 중 하나다.

2014년 12월 한일 양국의 위안부 문제 합의 보도 당시 언론이 꺼내 든 ‘갈라치기’ 가 대표적이다.

연합뉴스TV는 12월 28일 속보로 ‘유희남 위안부 피해 할머니, 정부 하신 대로 따르겠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만족하진 못한다’는 할머니의 말은 제목에서 빠졌다.

MBC는 같은 날 ‘할머니들은 회담 결과에 대체로 불만족스러워하셨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뜻에 따르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듯 보도한 것이다.

이런 보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만족하는 이들은 온건파,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강경파로 구도가 나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세월호 참사 때 지속적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한 단원고 유가족과 보상에 동의한 일반인 유가족의 의견 차이를 부각한 것도 비슷한 수법이다.

나쁜 뉴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린다.

이 책에서는 나쁜 뉴스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원인과 결과, 전제 조건을 따지지 않는 기사 유형이다.

저자는 이런 유형의 예로 작년 수능 논술고사 당일에 실시된 민중총궐기 집회 보도를 꼽았다.

당시 일부 언론은 논술고사 시간과 집회 시간이 겹치는지, 그래서 실제로 피해를 본 학생과 학부모가 있는지 등 당연히 밝혀야 할 전제 조건을 무시한 채 기사들을 내보내 사실을 호도했다.

이 밖에도 행간(콘텍스트)으로 본질을 흐리는 기사를 통해 감추고 싶은 진실을 기사 이면에 숨긴다거나,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보도로 팩트를 왜곡하는 유형이 있다.

물타기 수법에 쓰이는 팩트들은 사실 텍스트만 놓고 보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 기사는 모두 특정한 콘텍스트를 통해 특정한 의미를 생산해 내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실을 말하는 것과 진실을 말하는 것은 다르다.

사실로 보이는 텍스트에 매몰되다 보면 ‘저런 나쁜 놈이 옳은 말을 할 리가 없다’거나 ‘여야 국회의원들의 싸움은 꼴도 보기 싫다’, ‘자기들끼리도 의견이 갈리는 걸 보니 무슨 문제가 있나’ 등의 편견에 갇히고 만다.

그러나 나쁜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독자에게 더 이상 나쁜 뉴스는 통하지 않는다.

뉴스는 독자를 향해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저자는 뉴스가 던지는 질문에 휘둘리기보다 그 질문에 반문하는 위치에 설 것을 주문한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세상에 끌려 다니게 되는 것처럼, 의심과 반문을 거듭하지 않는 독자는 미디어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대중은 자신에게 쥐어진 칼의 힘을 안다.

그리고 그 칼로 나쁜 정치인, 나쁜 권력, 나쁜 뉴스, 나쁜 나라를 심판하기 시작했다.

독자들이 소비자의 권력으로 정당한 외압을 행사하고, 독자들이 기자에게 정치권력에 맞설 수 있는 핑계가 되는 순간, 나쁜 뉴스는 살아남기 위해 자정작용을 시작할 것이다.

어떤 뉴스를 볼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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