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국정 마무리 다짐 해석 국민 향해 "송구한 마음"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국민을 향해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히면서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찾아 진행한 개원연설에서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오늘, 국회의원 여러분께서 느끼고 계실 막중한 책임감은 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청년은 일자리 때문에 힘들어하고 부모세대들은 은퇴 후 노후 때문에 불안해한다.

중소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돼 애타고 있다"며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송구'라는 표현을 쓴 것은 작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선실세 의혹 문건유출' 파동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로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민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4•13 총선 패배 이후 닷새만인 지난 4월18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앞으로 국민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 만큼 "송구한 마음"이라는 언급은 총선 결과와 민생문제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포괄적인 유감 표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했다"며 "의원 여러분의 초심이 임기 말까지 이어져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큰 족적을 남기는 의정활동을 펼쳐주실 것을 국민과 함께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는 발언은 20대 국회의원들을 향해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쳐달라는 요청에서 나온 것이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집권 기간 발자취'에 대한 스스로 다짐도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기를 20여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지난 3년 4개월간의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며 주요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개원연설에 국회와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남은 임기 국정도 잘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함께 담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박 대통령은 개원연설에서 국정운영 양대 기조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의미를 적극 설명했고, 정치권 일각서 비판을 내놓곤 하는 순방외교에 대해서도 1대1 비즈니스 상담회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고 세계가 함께 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아프리카와 이란 등)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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