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선수권대회서 목격 공 미리 얼리면 조작 가능해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조 추첨 조작을 목격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 전망이다.

블라터 전 회장은 14일(한국시간) 공개된 아르헨티나 언론 라 나시온(La Nacion)과 인터뷰에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 추첨에서 조작행위를 목격했다"라며 "조 추첨에 사용하는 공을 미리 얼려놓는 수법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어느 대회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내가 FIFA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는 조작이 없었다"라며 "아르테미오 프란키(이탈리아) 유럽축구연맹(UEFA) 전 회장 재임 당시 (부정행위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프란키 회장은 1972년부터 1983년까지 UEFA 회장을 맡았다.

그동안 조 추첨 부정행위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 추첨 당시 브라질 언론은 프랑스와 중국이 개막전을 갖도록 FIFA가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공영방송이 조 추첨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채널 스카이 이탈리아는 "추첨자로 나온 로타어 마테우스(독일)가 이탈리아를 죽음의 조에 빠뜨리려고 조작했다"라며 "4그룹 포트 안에 있는 공의 온도를 다르게 해 구분했다"라고 주장했다.

음모론의 핵심인물로 거론된 마테우스는 "이탈리아의 주장은 미친 짓"이라며 격분했고 블라터 전 회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퇴임 후 "조 추첨 부정행위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이며 직접 목격했다"라면서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그는 "조 추첨에 사용되는 공을 미리 얼려놓을 경우, 추첨자는 공의 온도 차이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추첨자를 매수할 경우 원하는 대로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블라터 전 회장은 부패 혐의로 스위스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FIFA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블라터 전 회장에게 6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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