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스님-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걱정-근심에서 벗어나는 방법 담아

알렉상드르 졸리앙, 마티유 리카르, 크리스토프 앙드레

'상처받지 않는 삶'  

모든 사람은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워한다.

순간의 고통이라면 차라리 낫겠지만 인간은 지난 일을 회고하면서 끊임없이 죄책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고문하기까지 한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느끼는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알렉상드르 졸리앙, 마티유 리카르,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공저한 <상처받지 않는 삶>(율리시즈)은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다.

알렉상드르 졸리앙은 스위스 프리부르 문과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철학자다.

그의 첫 책 <약자의 찬가>는 몽티용 문학철학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지원하는 문학창작 부문 몽타르 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출간된 <인간이라는 직업>역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마티유 리카르는 과학자이자 승려다.

행복과 마음 수련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행복 탐구자이며 공식적으로는 달라이 라마의 불어 통역관이다.

10여 년 전부터 ‘마음과 삶 연구소’에서 활동하며 마음 수련과 뇌의 가소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참여해왔다.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치료사다.

2006년 저서 <나라서 참 다행이다>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면서 프랑스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국민 작가로 부상했다.

철학자, 승려,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의 차이만큼이나 그들의 대화는 방대하고 풍요롭다.

그것은 서로가 지금껏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온 시간과 고뇌의 흔적이다.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어주는 방법으로 저자들은 모두 명상을 권한다.

명상은 마음속 폭탄의 뇌관 제거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다.

마음속에 격정의 폭풍이 일 때 반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면 초인적인 용기가 필요하지만, 내버려둘 수만 있다면 감정은 저절로 지치게 되어 있다.

명상으로 스스로를 훈련시키다 보면, 하루에도 수천 번씩 휩쓸리게 되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

수만 가지 감정처럼 머릿속의 생각 또한 99퍼센트는 완전히 환영이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켜보듯 환영이 만들어졌다 사라지는 과정을 관조하는 것에도 익숙해지면 모든 걱정과 근심 역시 그저 잠깐 동안 머릿속을 스치는 잡념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일상에서 숱하게 마주하는 상황과 관계를 풀어줄 그 열쇠는 때론 타인의 말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고, 때론 소홀히 여겨온 우리 자신의 육체를 들여다보며 몸과 영혼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혹은 나와 이웃 모두를 이롭게 하는 이타적인 삶의 권유다.

또한 소박한 삶이 주는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는 법, 죄책감을 해결하고 진정한 용서를 구하고 받는 법, 궁극적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 매일 조금씩이라도 실천에 옮겨볼 세세한 습관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넘쳐나는 선물을 알아보고 삶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는 단서는 멀리에 있지 않다.

결국 상처받지 않는 삶을 위한 수행의 본질은 복잡하지 않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주어진 일을 할 때 신이 이 일을 위해 나를 창조했다고 생각할 만큼의 정성을 기울일 것, 그리고 내 몸을 돌보고 내 마음을 돌보고 이웃을 돌보는 일에 그만큼의 온 정성을 쏟는 것이다.

저자들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이 막막한 과제는 난제라기보다 흥미진진한 도전으로 다가온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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