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역사적인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이 됐다.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NBA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93-89로 물리치고 우승하면서 많은 기록이 NBA 역사에 남게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코트사이드 입장권 두 장이 한 장에 4만9천500 달러(약 5천800만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도 같은 명승부였다.

89-89 동점이던 경기 종료 53초를 남기고 클리블랜드 카이리 어빙의 3점슛으로 승부가 갈린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도 클리블랜드의 '우승 가뭄'을 52년 만에 풀어준 경기가 됐다.

클리블랜드는 NBA 캐벌리어스 외에 메이저리그 인디언스, 미국프로풋볼(NFL) 브라운스 등의 프로 스포츠 구단이 있다.

그러나 1964년 브라운스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하는 프로팀은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52년 만에 클리블랜드에 우승컵을 안기게 된 오하이오주 출신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시상식에서 "빨리 우승컵을 들고 홈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연고지 프로 구단의 '우승 가뭄'에 시달리는 도시의 불명예는 이제 위스콘신주 밀워키(45년)로 넘어가게 됐다.

NBA 벅스와 메이저리그 브루어스가 홈팀인 밀워키는 1971년 NBA 우승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또 NBA 챔피언결정전 사상 최초로 1승3패로 뒤지던 팀이 역전 우승을 달성한 사례로 남게 됐다.

지금까지 NBA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팀이 3승1패로 앞선 것은 총 32번이 있었고, 한 번의 예외도 없이 3승1패 팀이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클리블랜드가 최초로 1승3패 열세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팀이 됐다.

이전까지는 1승3패에서 7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간 경우도 1951년 로체스터 로열스, 1966년 보스턴 셀틱스 등 두 번뿐이었다.

1970년 창단 후 첫 우승을 일궈낸 클리블랜드는 또 챔피언결정전 7차전 원정 경기를 이긴 드문 사례를 만들어냈다.

최근까지 6차례 챔피언결정전 7차전은 모두 홈팀이 이겼다.

원정팀이 7차전에서 이겨 우승한 최근 사례는 1978년 워싱턴으로 올해 클리블랜드가 무려 38년 만에 이를 달성했다.

반면 2년 연속 우승을 노린 골든스테이트는 결승에서 3승1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최초의 팀이 됐다.

농구 팬들은 올해 정규리그 73승으로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운 골든스테이트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이끌면서 72승을 거둔 1996년 시카고 불스를 곧잘 비교하곤 했다.

그러나 이 비교는 무의미해졌다.

1996년 시카고와 달리 올해 골든스테이트는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의 챔피언결정전은 7차전 종료 50여 초를 남기고 터진 어빙의 3점슛이 나오기 전까지 양팀 전체 득점의 합이 699-699로 똑같았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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