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34•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열어 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환호했다.

이신바예바는 22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어제까지는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오늘 큰 희망을 얻었다"며 "내 선수 생활이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나는 러시아 국기를 달고 리우로 간다"고 말했다.

IOC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육상 선수 중에도 금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선수는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IOC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IAAF의 결정을 뒤집었다.

IAAF는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육상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 유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IAAF는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선수에 한해 국제대회 참가를 허용한다. 다만, 러시아기 대신 오륜기를 달아야 한다"고 개인 참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IOC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대표하기 때문에 러시아 국기를 달고 뛰어야 한다"고 다른 결론을 내렸다.

올림픽은 IAAF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다.

IOC는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건 IOC다"라고 못 박았다.

이를 의식한 IAAF도 러시아 육상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유지하며 '올림픽'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했다.

'국제대회'라는 표현만 썼다.

IOC가 "IAAF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육상의 리우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예상외로 IOC는 러시아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추가 도핑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도핑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건 다른 나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IAAF가 러시아 육상의 징계를 유지하자 "나는 러시아 사람이다. 러시아는 내전에 시달리지도 않고 올림픽을 보이콧한 적도 없다. 러시아기를 두고 오륜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강경 발언을 했던 이신바예바는 IOC의 결론을 듣고는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우리가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이신바예바는 이날 러시아 추바시 체복사리에서 열린 러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4m90을 뛰어 우승했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처음 나선 공식 경기에서 올 시즌 누구보다 높이 날아올랐다.

IAAF가 공인한 2016년 여자장대높이뛰기 1위 기록은 에카테리니 스테파니디(그리스)가 기록한 4m86이다.

IAAF가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 선수의 기록을 공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신바예바 기록은 '비공인 신기록'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신바예바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면 단박에 우승 후보 1순위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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