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미사일 400km 비행 성공

북한이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해 6번째 시험 발사 만에 결함을 상당 부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22일 오전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잇따라 발사했다.

새벽에 발사한 5번째 미사일은 150㎞가량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추가 발사한 6번째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해 한국과 미국의 군 당국이 성공 여부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특히 6번째 미사일은 고각(높은 각도) 사격으로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줄였을 것으로 추정돼 지금까지의 실패를 딛고 기술적 보완이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날 6번째 미사일은 고도 1천㎞ 이상으로 솟구쳐 엔진출력은 향상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다만, 대기권을 벗어난 무수단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탄두부에 손상이 갔거나 이상이 생겼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분석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수단 미사일의 정상 사거리(3천∼4천㎞)는 물론이고 최소 사거리(50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이 일본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여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사일이 일본 열도 위로 지나가지 않고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고각으로 발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이 러시아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만들어 어느 정도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판단한 듯 단 한 차례 시험발사도 없이 지난 2007년 이를 실전 배치했다.

그럼에도 최근 시험발사가 잇따라 실패하는 등 지금까지 성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주면서 한•미 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네 차례 실패 과정에서 드러난 결함을 보완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배치된 무수단 미사일에 대한 성능 보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가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도 우리 군이 북한의 이번 무수단 발사를 엄중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천∼4천㎞로,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힌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20일 대변인 담화에서 괌의 미국 공군기지를 정밀타격권 안에 잡아넣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이후 거듭된 실패에도 줄기차게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왔다.

이날 전까지 이뤄진 4차례의 발사 중에서는 수 ㎞를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 3차 발사(4월 28일 오후) 때가 그나마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이었다.

나머지는 제대로 분석이 어려울 정도로 발사 초기에 실패했다.

첫 발사였던 4월 15일에는 발사 수 초 만에 상승단계에서 제대로 자세도 못 잡고 공중폭발했고 같은 달 28일 오전에 이뤄진 2차 발사 때는 수백m도 날아가지 못하고 추락했다.

지난달 31일 이뤄진 4차 발사 때는 아예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에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4차례 발사 실패 이후 22일 만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규정하며 6.25전쟁 66주년과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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