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서 홍기택 사임 확정 ··· 정부 책임론 불가피해
AIIB서 홍기택 사임 확정 ··· 정부 책임론 불가피해
  • 전북중앙
  • 승인 2016.07.10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험관리국장 모집 공지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홍기택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보직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새 부총재직을 신설하면서 한국인이 홍 부총재 후임에 선임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일차적으론 개인적인 돌발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홍 부총재의 책임이 크지만 이를 사전에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않은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IIB는 전날 홈페이지에 신설 재무담당 부총재(Vic e President-Finance), 재무국장, 회계국장, 위험관리국장 직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기존 홍 부총재의 CRO(투자위험관리 부총재) 직은 위험관리국장으로 강등되고 기존 CFO 자리를 부총재급으로 격상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 휴직 중인 홍 부총재의 사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정부는 이날 AIIB 공모 보도자료를 배포해 홍 부총재의 거취에 대한 언급 없이 "재무담당 부총재를 포함한 AIIB 중요 고위직에 한국인이 선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노력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홍 부총재 선임 당시 "한국이 국제금융기구 부총재를 수임한 것은 2003년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부총재를 맡았던 이후 13년 만의 일"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각했던 것과 대비된다.

현재 AIIB는 중국의 진리췬(金立群) 총재 외에 인도와 독일, 한국, 인도네시아, 영국 등 5개국이 각각 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부총재 수 제한은 없다.

AIIB가 형식적으로 새로운 부총재직을 공모했지만 이 자리에는 지난달 CFO로 선임된 티에리 드 롱구에마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가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후임 부총재에 한국인이 선임될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은 사실상 모두 사라진 셈이다.

한국이 실제 도전할 수 있는 보직은 국장급 세 자리뿐이다.

정부는 새 부총재직을 신설하면서 기존 부총재급이던 CRO를 국장급으로 강등한 것은 AIIB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즉 내부적으로 CRO보다 CFO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AIIB가 지난달 13일 티에리 드 롱구에마 ADB 부총재를 CFO로 영입한다고 발표하자 그가 선임될 재무담당 부총재 직이 신설될 것이라는 관측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AIIB보다 역사도 깊고 규모도 큰 ADB에서 부총재를 맡고 있는 인물을 영입하면서 그에게 부총재보다 낮은 직급을 부여하는 것은 국제기구 관례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AIIB의 CFO 영입이 홍 부총재의 휴직계 제출 시점보다 한참 앞선만큼 새 부총재직 신설은 홍 부총재 휴직 논란과 무관하다는 것이 정부의 해석이다.

중국이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홍 부총재가 맡던 CRO 직급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공모일정을 당겼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외부에서 홍 부총재의 사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굳이 인사 조치도 아닌 보직을 격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뜻이 있었다면 홍 부총재 후임에 한국 이외 국가의 인물을 선임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이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일을 키웠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AIIB에 37억달러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매년 분담금을 나눠내고 있다.

지분율은 3.5%로 중국(26.06%), 인도(7.51%), 러시아(5.93%), 독일(4.15%)에 이어 5번째다.

홍 부총재가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노력과 함께 이런 막대한 자금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홍 부총재가 사실상 보직을 잃고 한국인의 후임 부총재 선임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거액의 정부 분담금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홍 부총재는 지난달 대우조선해양[042660] 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로 책임론이 불거지자 AIIB에 6개월간 휴직계를 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