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라이언(53) 미네소타 트윈스 단장 겸 부사장이 경질됐다.

박병호(30) 영입을 주도했던 라이언 단장의 경질로 최근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박병호 역시 거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 구단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라이언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롭 앤터니 부단장이 임시단장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임무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현지 언론은 성적 부진과 최근 영입한 몇몇 선수의 실패에 따른 경질이라고 분석했다.

투수 출신인 라이언 단장은 1972년 미네소타로부터 35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지만,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다가 팔 부상 때문에 1976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대학에서 학업을 마친 라이언 단장은 1980년 스카우트로 야구계에 돌아왔고, 1986년 미네소타로 옮긴 뒤 1994년 단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재직 기간에 지구 우승 4회(2002, 2003, 2004, 2006년)를 이끌었지만, 올해 33승 58패로 지구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짐 폴래드 미네소타 구단주는 "라이언 단장이 1972년 선수로 우리 팀에 합류한 이후 많은 공헌을 했다. 그를 떠나보내는 건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며, 이제까지 헌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단장은 "미네소타에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주지 못한 게 아쉽다. 30년 동안 미네소타 구단 일원으로 일해 무척 행복했고 영광이었다"는 말로 떠나는 소감을 전했다.

타격부진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박병호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라이언 단장은 넉넉지 않은 구단 재정에도 지난겨울 박병호에게 포스팅 금액 1천285만 달러(약 146억원)을 투자하며 영입을 주도했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장타력을 뽐내며 활약했지만, 5월 중순 이후 약점이 노출돼 타율 0.191로 메이저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지역 언론에서는 그의 선수단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네소타 퍼블릭 라디오'는 "더는 나빠질 게 없다는 점에서 미네소타 팬에게 좋은 뉴스"라는 제목으로 라이언 단장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만약 바이런 벅스턴과 미겔 사노가 기대만큼 성장했다면 라이언 단장이 해고될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가 손쓴 건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었다. 조 마워와 포지션이 겹치는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사노가 외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 있다"고 적었다.

매체는 라이언 단장의 2012년 이후 선수 영입 실패 사례를 소개하며 박병호도 거론했는데, "처음에

는 포스팅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한 데다가 초반 박병호가 많은 홈런을 터트리며 성공인줄로만 알았다.

그렇지만 투수들이 박병호를 상대로 어떻게 던져야할지 알게 된 이후에는 (미네소타 영입 실패 사례인) 또 하나의 니시오카 츠요시가 되고 말았다.

지금 박병호는 트리플A에 있고, 앞으로 3년의 계약이 더 남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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