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3인조 1심 재판 배석판사 국회의원-국선변호인 모법원 부장판사 재직 등 요직 차지해

"그들에게 똑같은 세월을 살게 해 주고 싶어요."    

이른바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최대열(38)씨는 재심 과정에서 자신을 수사한 경찰과 검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례 3인조'는 교도소에서 꽃 같은 청춘을 보냈지만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경찰과 검찰, 국선 변호인, 판사들은 요직을 거치며 '비단길'을 걸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를 맡았던 전주지검 검사는 현재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검사는 당시 부산지검이 잡은 '부산 3인조'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풀어준 인물이다.

'부산 3인조' 중 한 명은 지난 1월 자신이 진범이라고 양심선언을 했다.

한 경찰관은 이 사건을 해결한 '공로'로 특진했다.

삼례 3인조는 "경찰들이 발과 손, 경찰봉으로 때렸고 잠까지 안 재우는 등 강압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의 배석판사는 현재 국회의원이며 국선 변호인은 모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국선 변호인은 당시 사법연수생 신분이었으며 '삼례 3인조'의 "억울하다"는 호소에 "자백하지 않으면 형만 높아진다"며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장은 최근 퇴직한 후 모 지방법원 앞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9년 끝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삼례 3인조'는 당시 공권력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사건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은 피고인들의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상황에서 진범들이 나타났지만 검찰은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다 풀어줬다"라며 "가짜 살인범을 만들었던 경찰과 검사, 판사, 국선 변호인의 잘못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은 더는 침묵하지 말고 잘못을 인정하고서 사죄해야 법치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 8일 '삼례 3인조'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후 '삼례 3인조'가 처벌을 받았지만 올해 초 이씨가 자신이 진범이라고 양심선언을 한 데다, 박씨가 촬영한 경찰 현장검증 영상 등을 토대로 무죄를 인정할만한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례 3인조'는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께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라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1시 50분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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